히트상품의 비결 ‘점선면 입체론’

▲ 시장에 가면 발빠른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사진=뉴시스]
사업을 하려는가. 히트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대박 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명심해야 할 게 있다. ‘히트상품’을 찾으려 하지 말고 시장부터 읽으라는 거다. 그런 다음 히트상품의 가치를 높여 판매할 판로를 찾아야 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상품개발은 그다음이다. 히트상품으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분모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업을 하는 이들이 특히 명심해야 할 격언이다.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보면서 큰 그림을 그리라는 건데,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 아이디어상품 하나만 잘 만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바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다. 시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거나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을 공략하려면 잘 짠 각본을 쥐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히트상품(점)’을 개발하고, 여기에 ‘브랜드(선)’를 달아 가치를 높이고, 확실한 ‘유통망(면)’을 통해 판매해 ‘시장(입체)’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點ㆍ선線ㆍ면面ㆍ입체론立體論’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큰돈을 벌기 원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속세 사람이 아닐 것이다. 돈 버는 방법 중에선 사업이 최고다. 히트상품까지 개발하거나 찾아낸다면 금상첨화다. 문제는 그 히트상품을 찾는 게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구나 히트상품을 개발한다고 해서 다 큰돈을 만지게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방법론인데, 여기에도 일정한 공식이 있다. 무작정 머리를 짜낸다고 히트상품이 툭 튀어나오는 건 아니란 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히트상품을 찾거나 개발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건 바로 트렌드를 찾는 것이다. 전 세계의 히트상품을 보면 한결같이 공통점이 있다. 트렌드를 따라간다는 거다. 트렌드를 반보만 앞서가는 지혜만 있다면 히트상품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사업 하는 사람들이 ‘트렌드, 트렌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제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접목했더라도 트렌드를 거스르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대로 성공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트렌드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세상의 흐름’이다. 그런데 세상의 흐름은 거대하게 움직인다.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감지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이 거대한 변화가 서서히 밀려오는 쓰나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쓰나미는 대양의 해저로부터 시작돼 해안가로 다가 온다. 하지만 해안가에 도착했을 때에야 비로소 관측이 가능하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면 그건 이미 트렌드가 아니다. 벌써 그 트렌드는 거대한 쓰나미로 덮친 후다. 중요한 건 단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쓰나미는 심해의 작은 해일 정도로 여겨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남들보다 반보만 앞서 트렌드를 감지하면 히트상품을 찾는 것도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트렌드는 갑자기 나타나서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재 진행 중인 현상 중에서 앞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큰 흐름을 읽어 내면 되는 거다. 트렌드를 잘 꿰뚫어 볼 수 있으면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무의 지류를 보는 것이 아닌 전체 숲을 보는 것과 같다.

문제는 트렌드를 읽는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는 거다. 상품에 신경을 쏟다보면 트렌드를 놓치기도 일쑤다. 하루하루 작은 매출에 연연하지 말고, 전체 시장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더구나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있어서 비즈니스 상대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에 살고 있는 고객까지 넓혀야 하는 시대다.

그런 면에서 시장은 트렌드를 읽기 좋은 장소다. 남대문 혹은 동대문 시장에는 수많은 상인들이 있다. 예로부터 ‘사농공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신분상 계급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상인들을 보는 눈이 곱지 않지만 이들의 ‘눈치’는 일반인들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걸 빠르게 눈치 챈다는 건 그만큼 트렌드를 빨리 읽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먼저 트렌드를 읽어라

일단 장사는 눈치가 빨라야 한다. 고객의 취향을 재빠르게 알아내 경우에 따라서는 반말도 섞어 가면서 친근감을 표현하는 접근방식을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친구처럼, 상품설명조차 귀찮아하는 고객유형에게는 깍듯이 예의 있게 접근한다. 전쟁터와 같은 시장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생존의 법칙을 터득하고 실천한 상인은 이런 게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을 것이다. 장사에 있어서만은 프로인 셈이다.

▲ 히트상품만 잘 찾아 시장에 내놓는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이처럼 시장의 생리를 일찍 터득할수록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류장사를 통해 돈을 모아 기업을 세우고, 다시 돈을 모아 현금장사인 유통업에 뛰어든 업체들이 많다. 그런 회사의 창업자들이 대부분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장사꾼 출신이라는 게 그 방증이다. 더 큰 트렌드를 읽으려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변화를 읽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트렌드는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한줄기 서광 같은 느낌이 정수리를 딱 칠 때가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히트상품의 단서(Cue)다.

물론 히트상품의 단서가 보인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히트상품을 내놓더라도 안 팔리면 끝장이다. 예비창업자들 중에는 장사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 다 아는 이야기일 테지만 답은 정말 간단하다.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남보다 반보만 먼저 시장에 내놓으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공하는 건 아니다. 히트상품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문제에 봉작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도와주겠다고 하더라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유통을 알아야 한다. 유통을 모른다면 믿고 문의할 만한 컨설팅업체나 유통고수를 만나는 길뿐이다. 다만 큰돈을 벌게 해준다는 컨설팅업체의 말은 가능한 한 믿지 않는 게 좋다. 대신 “적어도 실수, 실패하는 길을 가지 않도록 막아줄 수는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람, 사업경력이 최소한 5년 이상된 견실한 업체를 찾는 게 중요하다. 자본주의의 좋은 점이 무엇인가. 내가 그 방면에 경험이나 정보가 없으면 그 방면의 최고 프로에게 일을 맡기면 되는 것이다. 트렌드를 읽었다면 그 방면의 유통고수를 찾아내는 일이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인 것이다. 

히트상품을 내서 잘 판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시장에 없던 히트상품이 나오면 이로 인한 파생시장이 생기게 마련이다. 스마트폰이 생기고 난 후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이 열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시장은 더 커진다. 히트상품을 시장에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히트상품의 가치도 커진다. 그것이 바로 행간을 읽고 남보다 반보 앞서가는 것이다. 간혹 이럴 때 많은 자산을 몽땅 투자해 시장을 개척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자신의 경제력을 근간으로 투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무리하지 말라는 얘기다. 스스로 부담스러운 상황을 만들어서 좋을 건 없다.

 
한가지 팁이 있다면 자신이 평소에 취미생활로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그 분야의 빈틈과 새로운 트렌드가 무엇인지 찾고, 그 행간 속에 내 사업의 포지셔닝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사전 시장조사를 꾸준히 하라는 거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히트상품으로 성공하더라도 그 이후를 기약하지 못해 쓰러진다. 대부분 중견기업 혹은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다. 그러려면 글로벌 CEO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셈이다. 일류상인은 히트상품이 히트를 한 이후의 상황까지도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트렌드를 읽는다는 건 이런 것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또한 창업을 한다면 준비해야 할 자금은 필요자금의 3배를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먼저 창업한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사업을 시작해서 최소 3회전을 굴릴 수 있는 자금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이처럼 기업의 성공은 히트상품 하나만 가지고 이뤄지지 않는다. 잘 짠 각본에 따라 다양한 과정들이 맞물려 일어나야 한다. 이를 이론으로 풀어 놓은 게 있다. 바로 ‘점點ㆍ선線ㆍ면面ㆍ입체론立體論’이다. 여기서 점은 ‘상품’, 선은 ‘브랜드’, 면은 ‘유통망’, 입체는 ‘시장’을 뜻한다. 이 이론으로 비슷한 구조의 상품인데도 어떤 상품은 대박을 내고, 어떤 상품은 실패를 맛보게 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바로 히트상품의 조건을 규명할 수 있단 얘기다.

자, 여기 하나의 상품이 있다. 이 상품은 크기나 값에 상관없이 하나의 ‘점(상품)’이다. 아무리 멋진 ‘점’이라 하더라도 훌륭한 ‘선(브랜드)’ 안에 함께 있어야 가치가 빛난다. 브랜드의 이미지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거다. 제조업체가 아무리 멋진 ‘점(히트상품)’을 만들었다 해도 이 ‘점’이 ‘점’으로 끝나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그 상품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당 상품이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선(브랜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히트상품이 갖는 한계점이다. 실제로도 단품 하나로 성공한 기업은 거의 드물다. 꾸준히 또 다른 시장을 선도할 상품이 필요하다.

이제 ‘선’을 만들었으면 ‘면’을 만들 차례다. 오프라인으로 치면 우리가 접하는 유명한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면’에 속한다.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점’과 ‘선’이 제대로 만들어졌으면 ‘면’에 어떤 ‘점’과 ‘선’이 모인 ‘면’에 있느냐가 중요해지는 거다. 여기서 ‘면’이 어디에 있는지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입소문만 잘 퍼지면 전국 어디의 맛집도 달려가는 시대 아닌가.

‘면’을 만들었으면 더 ‘큰 면’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는 쇼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면’들이 모이면 ‘입체’가 된다. 이때는 주어진 ‘면’을 가지고 정육면체, 직육면체, 원뿔형 등 원하는 형태의 ‘입체’, 즉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일례로 라스베이거스는 ‘도박’이라는 상품에 라스베이거스라는 ‘브랜드’를 달아 호텔이 곁들어진 ‘유통공간’을 만들고, ‘테마파크형 카지노‘라는 시장을 연 것이다. 바로 ’점ㆍ선ㆍ면ㆍ입체론’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트렌드를 읽고, 유통망을 찾고, 히트상품 이후의 후속 전략을 짜고, 히트상품을 찾아야 한다는 건 바로 이런 시장을 만들고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의 서론이었던 셈이다. 만약 하나의 상품을 보고 최후 단계인 입체까지 볼 수 있다면 분명 히트상품을 골라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 자체로 훌륭한 ‘입체형 마케터’가 돼 있을 것이라서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정리 |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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