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상인 되려면…

▲ 대차대조표를 볼 줄 모르면 재고가 쌓여도 알 수가 없다.[사진=뉴시스]
회계장부에서 수치는 단순히 숫자 그 자체가 아니다. 일례로 기업의 사업보고서는 1년간 기업이 했던 모든 일들을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때문에 장부의 수치를 관리한다는 건 모든 걸 통제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일류상인이 되려면 수치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수는 관리를 위한 도구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계수관리는 경영현상이나 사회현상을 계수적ㆍ정량적으로 정리하고 관찰해 그때그때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서다. 계수가 가진 원래의 의미를 관찰하는 것, 그게 계수관리의 목적이다.

따라서 목적에 맞는 계수관리를 위해서는 계수 뒤에 숨은 프로세스와 그 안에 들어 있는 각종 요소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계수에 맞는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즉 계수는 관리행위의 기초이자 이후의 도전 목표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하지만 많은 초급상인들이 이런 수치를 보는 데 익숙하지 않다. 간혹 매입시기를 잘못 판단하는 경우, 수량발주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 상품에 대한 투자배분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등이 일어나는 이유다. 이는 모두 계수를 기초로 행동하지 않아 그런 것이다. 수치가 아닌 감으로 행동하면 잘못을 저지르기 쉬우며 상대로부터 무시당할 우려도 있다. 일류상인이 되려면 초급일 때부터 계수를 기초로 해서 행동하는 습관을 익혀야 한다. 간혹 매출만 혹은 재고만 신경 쓰거나 해서 상품을 적기에 매입하지 못하면 적당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안을 할 수가 없다.

매입에 있어 경영상의 목적은 투하자본의 생산성(ROI)을 최대로 하는 것인데, 그걸 잘못하면 당연히 상품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져 재고로 남거나 손실을 보고 처분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유행을 타기 쉬운 상품을 취급하면서 계수를 무시하면 위험부담은 배로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초보상인이라 하더라도 손익계산이나 재무제표는 볼 줄 알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전체 경영 상황이나 방향을 모르면 안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것들을 소개하자면 일단 손익계산에서는 총매출액 개념보다는 영업이익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영업이익은 일반관리비 등의 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일정 매장 내에서의 경상이익을 뜻하는 중요한 경영성과 지표이기 때문이다. 매출이익에서 영업비용을 제외하고도 순이익이 나오지 않으면 회사는 적자다. 또 매출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매출을 높이거나 매출원가를 줄이거나 기존 매입을 줄여야 한다.

 
대차대조표는 상품의 재고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꼭 봐야 한다. 유동자산 증감의 의미로 상품의 증감을 같이 생각해도 좋다. 회계상으로는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금액을 유동자본이라고 부르지만, 자금 활용상 유동자본의 크기가 그 기업의 규모와 업태, 거래액에 따라 일정액 이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 같지만, 실무를 하다 보면 이런 것들을 쉽게 간과한다. 매출이 우선 커야 된다는 것, 옆 집 경쟁점의 매출, 경쟁점의 고객 수, 기말 재고자신이 매출에 비해 너무 과하지는 않는지 여부, 기중 매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일류상인이라면 매일같이 확인해야 하는 숫자들이다. 그러므로 상인이 되려면 우선 숫자와 친해져야 한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정리 |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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