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사 이용해 보니…
백기사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하고, 콜택시를 불렀다. 출발지와 목적지는 각각 CBS와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 앞. 호출 버튼을 누르기에 앞서 ‘임산부를 배려해주세요’ ‘아이와 함께 타요’ ‘짐이 많아요’ ‘조용한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 등 사전 메시지를 체크할 수 있는 항목이 나왔다. 세심한 배려가 느껴져 기대가 생겼다. 12시 10분, 떨리는 마음으로 ‘콜 요청’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얼마 안돼 기대는 좌절로 변했다.‘배차 가능한 차량이 없습니다’는 메시지만 연거푸 떴다.
심지어 배차요청을 30회나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12시 34분, 고객센터에 전화해 따지자 “택시기사들이 콜(배차)을 수락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그런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화를 끊고 또다시 배차요청을 시도했다. 12시 46분, 마침내 ‘배차성공 메시지’가 떴다. 배차 요청 후 36분이 흐른 후, 34회의 시도 끝의 성공이었다. 배차 택시기사 이름과 개인택시 여부, 차량번호가 떴다. 기사 평가와 탑승횟수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확인 가능한 리뷰는 없었다.
12시 52분. 긴 기다림 끝에 CBS 앞에 배차 택시가 도착했다. 화가 났지만 다행히 택시는 청결하고 택시기사는 친절했다. 하지만 백기사의 느린 배차시간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백기사는 6개의 택시앱 중 배차시간에서 5위를 차지했다. 백기사의 운영 업체 쓰리라인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배차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택시기사들이 계속 이동하다보니 해당 시간대와 지역에 배차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3월 30일 론칭한 이 서비스에 가입한 택시기사는 1000여명(4월 초 기준)에 불과하다. 의도적으로 택시기사를 늘리지 않겠다는 백기사의 전략 때문이다. 쓰리라인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우리 서비스의 차별점은 택시기사들이 승객에게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있다”며 “무조건 서비스 양을 늘리는 게 우리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점이 많지만 갈길은 멀어 보인다. 한 백기사 이용 택시기사는 “다른 앱과 달리 체계적인 교육과 퀄리티에 주력하는 것 같다”며 “주변 택시기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앱들과 비교해 콜량이 현저히 적은 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과열된 택시앱 시장에서 진정한 백기사가 되려면 이름부터 알리는 게 급선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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