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앱 사용기

▲ 택시앱 이용시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점이 예상된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택시앱을 이용한 후 기자들이 다시 모였다. 이용소감은 물론 문제점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택시앱의 사소한 기능에서부터 독특한 서비스, 우려되는 부분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두루 나왔다. 그중 택시앱 고객의 개인정보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는 사업체 관계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다.

✚ 택시앱을 사용해보니 어떤가. 소감을 말해달라.

김정덕 기자(이하 김정덕) : “택시앱은 무엇보다 편리함이 장점 같다. 이지택시는 주행거리와 예상요금 나오니까 편리하다. 택시기사가 길을 돌아가는 것 같아 불안한 게 승객의 고민거리인데, 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좋다. 영수증 발급해주는 기능이 있어 기존 앱보다 투명하다.”
김다린 기자(이하 김다린) : “의견이 비슷하다. 편리함이 중요하다. 기존 콜택시는 위치를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런데 앱을 이용하면 GPS를 통해 위치가 자동으로 전달된다. 배달앱과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버튼 하나면 누루면 음식배달이 되는 것을 보고 열광했다. 택시앱 역시 배달앱처럼 간편한 조작방법과 자동 호출 방식 면에서 편리함을 제공한다.”
강서구 기자(이하 강서구) : “안전성, 투명성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은 자신이 타는 택시의 차번호와 기사 이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리모택시앱은 경로를 다른 이들에게도 보낼 수도 있다. 상대방은 리모택시앱을 따로 깔지 않아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선 기자(이하 김미선) : “무엇보다 편리했다. 콜을 한 뒤 ‘6분 기다려라’는 식의 메시지가 오니까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기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택시서비스의 상향평준화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택시를 타고나서 리뷰를 남기는 평가 기능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김은경 기자(이하 김은경) : “고객이나 택시기자 양쪽 모두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 같다. 고객의 경우 택시가 잘 안 가는 장소나 많이 없는 시간대 이용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비게이션 기능이 적용되거나 GPS기능으로 손님의 위치를 곧바로 찾아갈 수 있다는 면에선 택시기사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았다.”

 
✚ 시급히 보완해야 할 점이 있을 것 같다.

김정덕 : “장애인이나 고령층이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 큰 약점으로 보인다.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는 일반인보다 장애인이나 임산부가 더 필요하지 않겠나. 노인들은 시스템을 몰라서 못 쓰고 시각장애인 같은 경우 안 보이니까 못 쓰는 부분이 있다. 보완이 필요하다.”
김은경 : “어쩔 수 없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호출을 해놓고 차를 기다리는 동안 눈앞에 지나가는 빈차들과 만날 수 있다. 택시앱으로 호출한 기사와 나름대로 약속을 한 건데 깨기도 그렇고 마냥 기다리자니 손해 보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김미선 : “백기사앱을 이용해 택시를 두번 타봤다. 첫 번째는 목적지가 일산이었는데 30초 만에 배차에 성공했다. 백기사 좋은데? 싶었다. 그런데 두번째 사용할 때는 목적지가 여의도였는데 배차가 더뎠다. 일산은 요금이 많이 나오니까 배차가 빨리 된 것 같다. 기사가 마음에 드는 콜을 선택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강서구 : “공감한다. 택시기사들은 승객이 많을 땐 택시앱을 이용하지 않는다. 금요일 저녁부터 새벽까지, 그리고 오전 출근길 시간대엔 어딜 가나 손님이 있어 택시앱을 켜면 귀찮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기사가 짜증이 날 만한 상황도 있다. 고객이 바쁘니까 콜을 해놓고 바로 오는 택시들을 타고 가버릴 때다. 승객이든 기사든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길 우려가 있다.”
김은경 : “실제 택시앱 회사들은 아침 출근길, 택시잡기 어려운 새벽 시간대에 앱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그 시간대에 이용해보니 실제와는 많이 달랐다. 출근길 지각을 피하려고 이용해봤는데 택시배차가 거의 안됐다. 서비스가 균일하지 않다고 생각됐다. 정작 필요할 때 서비스가 잘돼야 하는데 현실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았다.”
김다린 : “기기 오작동도 문제다. 차를 타지도 않았는데 ‘승차완료’라는 메시지가 떠서 황당했다.”
박지원 기자(이하 박지원) : “기사들이 앱 사용법이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로 보였다. 기사가 사용법을 알았다면 택시앱은 상당히 효율적이었을 것 같다.”
김다린 : “기사 한 사람이 다양한 앱을 가지고 있다 보니 혼선이 있는 것 같다. 기사들이 앱을 여러 개 갖는 이유는 공차(빈택시)율을 줄일 수 있어서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 깔아두는 기사들이 많은데, 한꺼번에 콜이 들어오면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강서구 : “앱 회사와 택시회사의 1대1 매칭이 돼야 할 것 같다. 한 기사가 3~4개를 쓰면서 골라 받으면 결국은 승객이 불편해진다. 기사도 한꺼번에 다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승차거부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그러면 배차율은 올라갈 수가 없다.”
김은경 : “개인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다 보니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기사에게 물어보니 고객전화번호가 남는다고 했다. 의도를 갖고 악용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김정덕 :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기사(고객)가 범죄의 의도를 갖고 있을 경우 고객(기사)에게 접근한다는 건 예상범위 안에 있는 리스크다.”

 
✚ 각 택시앱 사업체가 보완책을 갖고 있는가.

김정덕 : “이지택시의 경우 기사들의 승차거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버택시처럼 페널티가 없기 때문이다. 승객이 호출을 한 후 아무런 연락없이 다른 택시를 타는 허위콜이 3회 이상 반복되면 이용을 정지한다.”
박지원 : “SK플래닛은 기사들의 조작 미숙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는 기색이었다. 서비스 출시 일주일 전 시범서비스를 하면서 기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는데 일부 기사가 혼선을 빚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카카오택시만큼 준비 기간이 충분했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아쉬움도 나타냈다. 보완하겠다고 했다.”
김미선 : “백기사앱을 통해 30번째 배차 시도한 후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봤다. 그들이 하는 말은 이렇다. 프리미엄 콜택시를 지향한다는 거다. 개인택시기사만 상대해서 6성급 호텔 서비스 교육을 제공한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마치 호텔을 방문해 받는 서비스만큼의 질 높은 서비스를 택시에서 구현하겠다는 거다.”
김은경 : “카카오택시는 전화번호가 범죄에 도용되지 못하도록 가상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서비스가 끝나면 기사나 승객이 서로 별점으로 평가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를 통해 서비스가 나쁜 기사나 매너가 없는 승객을 체크한다. 승차거부나 불친절 등을 강제할 수 없지만 점수가 나쁜 기사는 배차 기회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김다린 : “티머니택시 측은 가입 기사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앱 상의 기술적인 문제는 발견 즉시 접수를 받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용자에게 소정의 보상도 하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서비스는 무엇인가.

▲ 더스쿠프 기자들이 각자 사용한 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지정훈 기자]
김다린 : “티머니택시는 택시결제시스템 사업자(한국스마트카드)답게 네트워크가 인상적이었다. 앱 상에서 ‘김기사’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기존 택시기사들이 갖고 있는 내비게이션과도 연동이 됐다. 배차가 2번 이상 실패하자 다른 콜택시 회사에 연결해 배차를 해줬다.”
김미선 : “백기사는 34세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콜 요청 전 ‘임산부’ ‘아이동반’ ‘짐동반’과 같은 사전 메시지를 기사에게 전송할 수 있게 했다. 30대 중반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택시 이용시 겪는 불편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박지원 : “T맵 택시의 경우, 예상 택시비용을 미리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택시를 타고 싶은데 돈이 부족한 경우도 있지 않나. 그럴 때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추가비용선택 서비스도 특이했다. 택시가 진짜 안 잡혀 고생할 때 ‘더블’을 외치는데 그걸 앱에서 할 수 있는 거다. 이른바 ‘웃돈 문화’가 좋은 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외각이어서 택시를 잡기 어려울 땐 활용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김은경 : “카카오택시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택시앱인 만큼 메시지 기능을 잘 살린 것 같다. 그룹 채팅도 가능해 모임에 늦을 경우 카톡창에서 대화를 하면서 갈 수도 있다.”
강서구 : “리모택시는 모든 게 무난했다. 앱이 단순하지만 직관적이어서 조작이 편리했다. 무엇보다 택시를 부르면 가장 빨리 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지도 위에 실시간으로 택시들이 뜨는데 그걸 승객이 직접 고를 수 있다는 건 좋은 서비스가 될 것 같다.”

✚ 택시앱이 정착할 수 있다고 보는가.

김정덕 : “사람들이 택시를 얼마나 타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택시를 안 타면 택시앱 시장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 택시를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택시앱도 생활화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반짝 하고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강서구 : “론칭 초기 단계인 지금은 호기심 때문에 많이 이용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거품이 빠지지 않겠나. 기존 택시에 대한 불만이 남아 있는한 택시앱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다. 특히 서울과 지방을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지방은 콜택시를 이용하는 문화가 서울보다 강하다. 서울과 지방이 대기업 앱과 지역콜택시로 양분될 것 같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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