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써라」

▲ 유세환 지음 | 미래의창
논리적인 글쓰기 방법

아이들은 사람을 그릴 때 대개 얼굴만 크게 그린다. 몸은 그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다. 모든 사람을 ‘가분수’로 만들기 일쑤다. 반면 화가는 전체 윤곽부터 단순하게 그린다. 이후에 세부적인 부분을 그리며 고치기를 반복한다. 균형도 맞고 디테일도 살린 멋진 작품이 나온다. 저자는 글쓰기도 이와 같다고 말한다. 글쓰기 초보자는 글을 쓰기 전 구상, 자료조사 등 철저한 계획부터 세운 후 글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세부적인 것까지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부담이 커져 글이 쉽게 풀리지 않고 글의 균형도 깨져버린다.

무엇보다 글을 쓰는 목적은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독자는 언제나 조급하고 냉혹하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논리적인 글을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책 제목처럼 결론부터 쓰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저자는 글을 마치 다이아몬드를 다듬는 것과 같이 쓰라고 한다. 생각은 다듬지 않은 원석이나 마찬가지다. 이를 잘 정돈해 하고자 하는 주제에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다.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임시 서론에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간략하게 쓴다. 본론에서는 이유를 자세하게 서술한다. 결론에서는 그 이유를 요약하고 중요한 요점을 한번 더 강조한다. 글을 쓰다보면 논리가 처음과 달라질 때도 있다. 그럴 땐 앞부분으로 돌아가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를 수정하며 전체적인 글의 균형을 맞춘다. 그에 따라 본론과 결론도 수정한다. 논리적인 글쓰기를 강제하는 방식이다.

잠정적인 결론을 먼저 쓰는 이유는 논리가 핵심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구상, 자료조사, 퇴고 등 모든 글쓰기 과정의 기준점이 돼 글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독창성과 논리성,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이런 작업은 단순히 글쓰기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아이폰을 만든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작업 방식도 이런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과 본질적으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이뤄지는 작업 과정은 대게 개념적 상품 구상, 설계도•컴퓨터 3D 제작, 모형•시제품 탄생 순으로 이어진다. 반면 잡스는 처음 단계에 모형부터 만들고 이를 끊임없이 수정해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그 결과물이 지금의 아이폰이다.

‘다이아몬드 글쓰기’ 방식은 단순히 글만 잘 쓰게 해주는 게 아니다. 머릿속에 뒤죽박죽 엉켜 있는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논리적인 사고를 이끈다.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있어야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좋은 글쓰기가 좋은 생각을 만들어낸다는 거다. 쓰고 고치는 과정에서 불명확했던 아이디어가 명확해지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만나게 된다. 다이아몬드 글쓰기를 하면 논리적 글쓰기가 더 이상 ‘악몽’이 아니다. 바로 지금 ‘결론’부터 써보자.
박지원 더스쿠프 인턴기자 jw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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