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1 | 한델스방켄 벤치마킹하라

▲ 스웨덴의 한델스방켄은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사용하면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스웨덴 2위 은행인 한델스방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6% 증가했다. 영업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스웨덴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금리는 0.75%였고 현재는 -0.25%다. 금리가 낮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한델스방켄의 성공요인을 살펴봤다.

43년 연속 경쟁사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은행이 있다. 경기침체와 0%대 금리라는 악조건에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6%나 증가했다. 해외 지점의 수익성도 양호하다. 이 은행은 북유럽 금융권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스웨덴의 한델스방켄(Handels banken)이다. 한델스방켄이 오랜 기간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별다른 게 아니다.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핀테크(FinTechㆍ금융기술), 스마트 금융 등 비대면非對面 채널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모습과는 다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델스방켄의 성공 요인은 크게 4가지. 첫째는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형성이다. 이런 전략은 영업점 운영 방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델스방켄은 각 영업점의 영업구역을 마을의 교회 첨탑에서 바라볼 수 있는 범위까지만 허용하는 ‘교회 첨탑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관계형 금융 전략에 충실하다는 얘기다. 영업점을 신규로 개점할 때는 해당 지역을 잘 알고 있는 관리자의 영입 가능성을 먼저 살피고 직원의 근무기간 역시 길게 유지한다. 고객과의 정서적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에는 영업점 직원의 기본적인 사항은 물론 반려동물ㆍ개인적 관심사까지 기재하고 있다. 이런 고객 밀착형 영업은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고객을 잘 아는 만큼 리스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영업점 권한 위임한 분권화 제도다. 한델스방켄 각 지점은 개별은행처럼 운영된다. 지점장에게 지점의 목표ㆍ예산ㆍ인사권을 부여한다. 본사는 상품의 개발 등에만 집중하고 영업 전반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침이나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직원에게 대출 승인 여부ㆍ상품 적용 금리 등을 결정하게 한다. 성준호 신한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영업점의 의사결정권을 강화해 고객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분권화는 실적 향상은 물론 본사 차원의 관리ㆍ행정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셋째는 독특한 성과ㆍ보상 체계다. 한델스방켄은 일반적인 은행과 달리 개인별 단기성과에 연동된 보너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업계 평균을 초과한 수익의 3분의 1을 전직원에게 똑같이 배분한다. 또한 성과금을 현금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옥토고넨’이라는 펀드에 투자하게 한다. 이 펀드는 한델스방켄 주식에만 투자하고 직원은 60세가 돼야 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이는 직원이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성과를 추구할 수 있게 만들고 주인의식을 갖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옥토고넨’ 펀드는 한델스방켄의 최대주주로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어 외부의 입김에서도 자유롭다.

마지막으로 한델스방켄은 해외 진출을 할 때 수익성보다 사업원칙을 우선순위에 둔다. 실제로 한델스방켄의 해외지점은 북유럽과 영국에 집중돼 있다. 확장전략을 사용하기보다 고객과의 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사업원칙의 적용이 가능한 곳에만 진출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산업구조와 고객의 재무적ㆍ비재무적 변화가 빠른 신흥국에는 진출하지 않는다. 다른 북유럽 은행과는 달리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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