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 진전 없는 통합 논의

▲ 하나금융지주와 외환노조가‘조기통합’에 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사진=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법원의 대화 요구에도 여전히 하나ㆍ외환은행은 평행선을 걷고 있다. ‘외환은행의 독립경영기간을 줄이자’는 사측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외환 노조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하나ㆍ외환 통합논의, 언제까지 진통을 겪을까.

경영지표는 매우 양호하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 37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최고치다. 아울러 매매평가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6% 증가했고, 신탁보수ㆍ증권신탁수수료ㆍ증권신탁 인수자문 수수료 등 수수료 이익도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지점도 정상궤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의 상큼한 ‘1분기 성적표’다. 하지만 먹구름도 가득하다. 하나ㆍ외환은행의 조기통합 논의가 제자리걸음 중이라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통합추진을 선언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무엇보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6월 30일까지 조기통합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이의신청으로 진행된 1차 심문(4월)에서 법원이 노사대화를 주문, 노사 양측이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실질적인 통합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2ㆍ17 합의서 수정안’을 둘러싼 입장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외환 노조 측은 “하나금융이 제시한 수정안이 2ㆍ17 합의서의 완전한 폐기와 즉각 조기통합 추진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2ㆍ17 합의서의 골자는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 보장’이다.  외환노조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내용은 사실상 2ㆍ17 합의서를 폐기하자는 것”이라며 “합의서 위반사항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한 내용은 없이 무조건 합병만 하자는 수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조기통합 논의의 대전제는 합의서의 정신은 살리면서 통합 일정을 당기자는 것”이라며 “하지만 노조는 독립보장기간(5년)을 줄이자는 내용을 수정안이 아니라 폐기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보장ㆍ복리수준ㆍ비정규직의 정규화 등 사측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의서의 부가사항은 지키고 기간을 줄이자는 게 사측의 주장인데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노사 모두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노사대화를 촉구한’ 서울지법의 2차 심문은 5월 15일. 그전에 합의점을 찾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