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투자법

▲ 최근 골목상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사진=지정훈 기자]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서교동 카페거리 등은 최근 골목상권이 뜨고 있다. 특색 있는 골목상권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급등해 섣불리 투자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골목상권 투자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 곳곳에 숨어 있던 골목상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 상권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주변 중소형 상권이 ‘핫플레이스(Hot Place)’로 떠오르면서 점포 임대료와 권리금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상권이 형성되는 시간은 2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대표적인 골목상권으로 6호선 이태원역 인근에 위치한 ‘경리단길’은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인적이 드문 골목상권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상가 임대료는 전용면적 35㎡(약 10평)를 기준 25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1000만원 미만이던 보증금도 3000만~4000만원까지 올랐다. 홍대앞 상권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연남동과 광화문 인근의 서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중심상권에 가려 빛을 못 보던 골목상권이 급속하게 부각되면서 강소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중소형 상권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획일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작고 개성 있는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이유다.


그렇다면 소위 ‘뜨는 상권’에 투자할 때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무엇보다 투자의 적정성·임차인의 구성·상권의 흐름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이 급등한 상권에 섣불리 투자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는 상권 중 하나는 홍대상권이다. 연남동ㆍ동교동 일대와 서교동 카페거리ㆍ상수동 카페거리가 속속 조성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홍대입구역 인근 상권의 걸물 매입 가격의 3.3㎡(1평)당 호가는 5000만~1억2000만원까지 상승했고 서교동 카페거리의 호가도 3.3㎡(1평)당 4000만~1억원까지 올랐다. 골목상권에 투자할 때는 가격은 물론 위장 임차인이 있는지, 요일과 시간별 인구 유동성은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서교동 카페거리와 비슷한 상권으로 이태원 상권이 확장된 경리단길, 강남역 상권이 확장된 역삼동 언덕길,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이 확장된 세로수길 등이 있다. 이 지역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시세와 공시지가의 차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서교동 카페거리, 이태원 경리단길 등은 호가와 매매가격이 단기에 급등해 공시지가보다 3~4배 비쌀 때도 있다. 게다가 건물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한 ‘위장임차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건물 공실을 속이고 임대 수익이 높은 것처럼 만들기 위해 건물주가 관계인의 명의로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이에 따라 상가 매입 시에는 등기부등본 확인함은 물론 상점을 직접 이용하며 확인해 봐야한다.

또한 자기자본 투자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상권이 확대된 지역은 기존 상권보다 임대수익이 낮을 수 있고 공실이 발생해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 임대수익률을 파악할 때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뜨고 있는 골목상권 투자

상권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필수다. 분석이 단기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일정 시간을 두고 평일과 주물 상권을 분석해야 한다. 낮과 밤의 인구 유동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분석해야 하는 것이 카드매출액이다. BC카드사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업종별 점포수 증감률과 매출액 감소 업종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매출이 확대되는 점포가 상권에 다양하게 분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상권이 전반적으로 활성화 돼야 상가의 수익률도 오르기 때문이다.

확장된 골목상권에는 주택이 많다. 이럴 때는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은 100~150㎡(약 30~45평)당 1대의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하지만 근린생활시설은 200㎡(약 60평)당 1대의 주차공간만 마련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용도지역 확인도 필수다. 서교동 일대의 경우 제2종 일반주거지역과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나뉘는데 2종이 3종보다 용적률이 낮아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상권은 본격적으로 상권이 형성되기 전에는 대부분 주거지였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의 대부분이 낡은 단독주택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구조 변경(리모델링)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투자에 나설 경우 매입 가격에 리모델링 비용도 포함해 계획을 짜야 하고 현재 건축물의 가치는 없다고 봐야 한다. 다시 말해 땅의 가치만 생각하고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에 우선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도 용도지역 확인은 필수다. 이태원 경리단길의 경우 1종 일반주거지역이라 용적률이 150%에 불과해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리모델링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임대해도 된다. 하지만 건물이 낡은 탓에 임대수익률은 연 2~3%밖에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리모델링을 하면 임대수익률을 5%까지 높일 수 있다. 비용은 3.3㎡(1평)당 200만~250만원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

강남역 언덕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은 대부분이 제1종 전용주거지역에 해당해 건물을 2층이상 지을 수 없다. 게다가 업종의 제한도 받는다. 음식점이나 술집은 입점할 수 없고 카페 등의 휴게음식점만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리모델링을 계획으로 건물을 매입에 나선다면 주차대수나 정화조의 용량 등 리모델링할 수 있는 조건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용적률 제한의 영향으로 리모델링 이후에도 면적제한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골목상권 용도지역 확인은 필수

골목길 상권의 점포나 소규모 건물에 투자할 때 가장 큰 장점은 대형 상권에 비해 투자 부담이 적은 대신 차익이나 임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골목길 상권은 실속을 챙기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확실한 매각 차익을 거두려면 상권이 자리 잡기 전에 진입해야 한다. 단독주택이나 근린상가를 골라 점포 임대에 적합하게 리모델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해당 상권에 어울릴 만한 업종을 고려해서 주목받을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해야 임대하기 수월하고 투자금도 빨리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골목상권 투자에는 진입전략과 출구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골목상권의 경우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뜨는 골목길 상권’만도 서울 시내에 20〜30곳이 있다. 또한 골목길 상권이 뜨고 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길 상권인 신사동 가로수길이 시들해지는 데 10년가량 걸렸지만 이태원 경리단길에 대한 과열 우려가 나오는 데는 3~4년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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