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의 불편한 현주소
명동의 중심거리인 눈스퀘어 건물 앞에서 남대문시장으로 가는 길의 정보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건 롯데백화점 앞 도로에 세워진 도로표지판이다. 150m 앞 사거리에서 우측 서울역 방향 도로로 가면 ‘남대문’이 나온다는 정도의 간략한 정보만 파악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남대문도 아니다. 숭례문이다. 남대문을 공부하고 온 외국인 관광객이 ‘숭례문’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도로표지판만 보고 남대문시장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정표가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시야에서 자주 사라져서다. 정보를 정확하게 명시한 이정표를 잘 보이는 곳에 세우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또 다른 개선점은 이정표에 의미 있는 정보를 함께 수록하는 것이다.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또 얼마나 걸리는지를 알려줘도 관광객에겐 큰 도움이 된다. 지난해 문화재 안내판과 방향시설 표지판의 예산항목을 살펴보면, 사이즈가 큰 간판의 가격이 450만여원, 작은 건 150만여원이었다. 이정표 개선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겠지만 외국인 관광객 1400만명(연간) 시대를 맞은 지금 늦춰선 안 되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남대문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편히 찾아오게 하려면 길 상태나 거리표지판 등 사소한 부분까지도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적인 측면에서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행자를 배려하는 길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여행자라는 마음으로 거리를 걸으면 답이 쉽게 나온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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