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기 회장의 Mecenat Message

▲ 문화 예술은 더디지만 힘이 세다.장기적 안목으로 문화 예술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는 문화예술적 체험은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정신적인 자양분을 줄 뿐만 아니라 인생의 폭과 깊이를 결정하는 것도 문화예술적 소양이다. 기업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문화예술적 지원을 이어나가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지원은 숭고한 과정이다.

기업의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적 책임실천은 기업경영을 위한 충분조건일까, 필요조건일까. 정답은 없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분류를 좇다보면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다. 경제학자 월톤(C.Walton)은 기업의 주요 관심 대상을 기준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엄격모형, 가족모형, 판매자 모형, 투자 모형, 시민 모형, 예술모형 등 여섯가지로 분류했다.

엄격모형은 기업의 이윤창출을 강조한다.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기업 제1의 사회적 책임으로 여긴다. 가족모형은 직원에 대한 책임을, 판매자 모형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져야 할 책임을 강조한다. 또 투자모형은 기업이 행하는 사회적 책임 활동을 기업의 존속을 위한 투자로 바라본다. 시민모형은 민주주의 정체 체제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내세운다.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봉사자

예술모형은 물질적인 가치 이상의 문화적 가치 구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조한다. 기업을 ‘고도의 문화와 문명을 창조하기 위한 봉사자’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 여섯가지 분류 중 시민모형과 예술모형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기업의 사회적책임이자 적극적인 사회적책임의 하나로 꼽힌다. 이 분류를 토대로 서두의 질문을 다시 보자. “기업이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은 충분조건일까, 필요조건일까.” 필자는 필요조건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사회적 통합과 개인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라서다. 그만큼 문화예술은 더디지만 힘이 세다. 기업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화예술지원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다.

미국 PNC은행은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국의 19개주에 걸쳐 600만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미 중서부 지역으로 사업 확대를 도모한 PNC은행은 새로운 고객과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필라델피아와 콜럼버스에서 운영하고 있던 아츠 얼라이브(PNC Arts Alive)프로그램이다. 이는 세인트루이스의 예술단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주요 활동은 지역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어린이 지원이다. 지역의 어린이가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출생 이후 수학ㆍ과학ㆍ예술 등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학교를 가기 전 준비학습의 일환으로 아이들의 조기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비영리 단체에 비용을 보조하고 있다.

PNC은행의 아츠 얼라이브

PNC은행의 행보는 PNC은행의 브랜드와 유아교육, 예술,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을 동시에 떠올리게 할 만큼 지역민에게 인상적이었다. 이런 아츠 얼라이브의 활동은 세인트루이스 지역 밖으로 확산돼 2012년 미주리주 아츠 어워드(2012 Missouri Arts Award)의 ‘인도주의적 노력 분야 상’을 받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는 문화예술적 체험은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정신적인 자양분을 줄 뿐만 아니라 인생의 폭과 깊이를 결정하는 것도 문화예술적 소양이다. 기업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문화예술적 지원을 이어나가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지원은 숭고한 과정이다. 풍성한 미래를 위해 문화예술의 씨앗을 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건 더 이상 정부와 정책의 몫이 아니다. 기업과 기업가의 손끝에 그 씨앗이 쥐어져 있다.
채명기 DSE 회장 mkchai@dsecar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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