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과 조망권

▲ 주택시장에서만 각광을 받던 조망권이 이젠 수익형 부동산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다. 하지만 모든 수익형 부동산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에도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는 차별화 방법으로 조망권을 내세우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에서 조망권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에서만 각광받던 조망권의 가치가 오피스텔ㆍ상가ㆍ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2인 가구와 신혼부부가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경우가 증가해 조망권을 강조한 오피스텔이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의도공원 두배 규모의 식물생태공원인 보타닉파크의 조망권을 갖춰 관심을 끈 ‘마곡역 힐스테이트 에코 동익’은 평균 5대1, 최고 16.1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광교호수공원 앞에 조성돼 평균 422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명시 광명역세권에서 호반건설이 분양한 ‘광명 호반 메트로큐브 오피스텔’도 창문을 열면 서독산이 보이는 점을 강조해 평균 8.1대 1, 최고 16.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방에서는 수창공원 조망으로 눈길을 끈 ‘대구역센트럴자이’가 최고 21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조망권은 시세에도 영향을 줬다. 한강과 용산공원을 바라볼 수 있는 ‘파크타워’ 전용면적 201㎡(약 60평)는 조망권 유무에 따라 5000만원의 가격차이가 발생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의 한강대우 트럼프월드 3차 49㎡(약 14.8평)의 시세가 4억원 수준이다. 통상 한강을 볼 수 없는 단지보다 4000만~5000만원 더 비싸다. 임대료도 차이가 난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오피스텔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가 180만원대인 반면 그렇지 않은 방은 월세가 130만원대에 그쳤다.

이런 흐름에 따라 건설사도 조망권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신규 오피스텔을 공급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총 5개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중소형 아파트에 버금가는 80~90㎡(약 24~27평) 규모도 많다. 먼저 한화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인근에 ‘킨텍스 꿈에그린’을 분양한다. 일부 층에서 일산호수공원과 한강을 내다볼 수 있다. 이 오피스텔은 84㎡(약 25평) 780실로 구성된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이 가깝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49층의 초고층으로 지어지는 만큼 호수공원과 한강, 고양시가지 등 3면 조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스코A&C가 군포시 산본동에 짓는 ‘산본역 센트로 601’은 공원 조망권을 갖췄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산본중앙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15만㎡(약 4만5000평) 규모의 한얼공원과 수라산과도 가깝다. 대우건설은 기흥구 구갈동에서 ‘기흥역 센트럴 푸르지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총 59~84㎡(약 17~25평) 182실 규모다. 단지 바로 앞에 오산천이 흐르고 수원CC와 맞닿아 있다. 중흥건설이 충남 천안시 불당동에서 분양하는 ‘천안 불당 시티 프라디움’도 일부 가구에서 부엉공원을 볼 수 있다. 84㎡(약 25평) 단일 면적으로 구성되며 2050가구의 대단지다.

시세에 영향 주는 조망권

수익형 부동산의 조망권 열풍은 상가에도 번졌다. 송파 문정지구에서 현대건설이 분양한 ‘H-Street’는 조망이 가능한 테라스형 상가로 조성됐다. 분양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인 지난해 5월 모든 상가가 계약을 완료했다. 조망권은 수익률에서도 차이가 났다. 일산 호수공원이 보이는 고양 장항동의 ‘대우매종리브르’의 전용면적 33㎡(약 11평)의 수익률은 7.7~8.0%. 하지만 같은 지역 내 호수공원 비조망권 오피스텔인 ‘양우로데오시티’ 전용면적 33㎡의 수익률은 5.7~6.2%로 조망권 오피스텔보다 낮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월임대료와 권리금이 비슷했지만 호수공원을 이용하는 나들이객이 늘면서 상가시설의 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층 상가는 매물도 많지 않기 때문에 임대 수요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이야기다.

조망권을 강조한 신규 상가 물량도 많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의 강을 끼고 있는 ‘수변水邊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도시 상가는 활성화가 늦게 되는 편이지만 이미 상권이 형성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많이 찾곤 한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 청라국제도시다. 업계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 수변상가의 권리금은 3000만원에 달했다. 수변만 벗어나도 권리금이 없지만 수변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되다 보니 권리금이 붙고 있다. 통상 신도시는 가족 단위 외출이 많아 호수공원 주변의 상권 활성화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광교호수공원 주변은 ‘에일린의 뜰’ 상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형성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준공을 앞둔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광교호수공원 조망과 접근성을 내세우면서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도 조망권이 강조되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칙칙한 산업 단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쾌적한 녹지공간을 갖춘 지식산업센터는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직원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조망권 따라 수익률도 제각각

또한 희소성이 높아 임차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투자가치도 뛰어나다. ‘독산동 현대지식산업센터’는 옛 코카콜라 물류 부지에 들어서는 연면적 17만5264㎡(약 5만평), 지하 4층~지상 26층 규모의 대규모 지식산업센터다. 고층에서는 관악산은 물론 한강과 여의도까지 조망이 가능해 95%가 넘는 분양률을 보였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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