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의 비명

메르스 공포가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다. 간신히 살린 불씨를 메르스 공포가 짓밟고 있는 듯하다.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던 유통업계의 실적은 최근 가까스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었다. ‘메르스’ 공포가 퍼지고 있는 유통업계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 메르스 공포가 유통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사진=지정훈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으로 인한 공포감이 유통가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통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악화될 경우 자칫 회복세로 돌아선 이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메르스 영향으로 유통업계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평택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사흘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출은 역신장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동탄점과 평택점의 1〜3일 사흘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점의 매출 신장률은 -1.2%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수원 지역 4개 점포와 평택 지역 1개 점포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9.3%로 나타났다. 이 기간 롯데마트 전체 점포의 매출 신장률도 -18.2%로 역신장했다. 백화점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도 2〜3일 이틀간 매출은 전주(5월 26〜27일)보다 1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매출이 또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까지 유통업계는 오랜만에 매출 상승세로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백화점 3사의 5월 매출은 전년 동기비 5~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지난 5월 매출도 기존점 기준으로 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5월 매출도 각각 5.7%, 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5월 27일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4월 매출은 할인행사 등에 따른 식품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0.02% 소폭 상승했다.

문제는 또 있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줄어들고 있어서다. 당장 방한 예정이었던 중국인들은 줄줄이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4일 모두투어에 따르면 6월 한국 여행상품을 예약한 중국인 중 메르스 때문에 취소한 인원이 300명에 달한다. 하나투어도 마찬가지다. 한국 여행을 취소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일 300명에서 3일 554명으로 증가했다. 유커를 통해 큰 수익을 벌어들인 백화점 등이 입을 타격은 특히 클 수밖에 없다. 상황이 장기화되면 문제는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여름철 대목를 맞아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준비 중인 유통업체에 메르스 사태로 직격탁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하락세로 돌아선 유통주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스, 신종플루 당시 유통주에 영향은 미비했다”며 “하지만 메르스는 국내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크고 당시 경기 상황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가 관광객에 의존하는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며 “메르스가 단기 이슈로 끝나더라도 일부 종목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가 문제라는 얘기다. 유통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메르스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기 때문에 나름의 대책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쇼핑의 경우 택배기사가 마스크와 위생장갑 등을 꼭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또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게 매장 내 손소독제 비치를 늘리고 카트도 철저하게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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