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새 주인은 누구
홈플러스 매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형 딜인 데다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유통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현재 유력 후보는 현대백화점, 예상 매각가는 2조~10조원이다. 홈플러스의 운영사 테스코 측이 꽤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홈플러스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국내 유통기업의 전략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 역시도 녹록지 않다. 일단 이마트와 롯데마트(롯데쇼핑)의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은 희박하다. 독과점 제한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홈플러스 인수에 걸림돌이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홈플러스 매장은 전국 140개다. 이마트(143개), 롯데마트(114)개 중 누가 인수하더라도 공정위의 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 다른 유통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적다. 이랜드의 경우 과거 까르푸(홈에버)를 인수했다가 되팔았고 대성산업은 최근 경영악화로 유통업에서 발을 뺐다.
농협중앙회(하나로마트)도 인수 물망에 올랐지만 가능성은 작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인수 제안서를 받은 적조차 없고 인수 계획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나마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오리온과 현대백화점이 꼽힌다. 오리온은 최근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매각주관사 HSBC에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고 투자설명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측도 “제안이 오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홈쇼핑 등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없다. 현대백화점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140여개의 대형마트(홈플러스)와 기업형슈퍼마켓(홈플러스 익스프레스ㆍ377개), 편의점(365플러스ㆍ260개) 등을 거느리게 된다. 무엇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프리미엄아울렛 진출, 디큐브백화점을 장기 임차해 운영하는 등 사업 저변을 넓히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매각 예상 가격을 최소 2조원에서 최대 10조원까지 보고 있다. 매입가가 비교적 높게 형성된 이유는 지난 4월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이 홈플러스를 약 6조5500억원(40억 파운드)에 인수하겠다고 테스코 측에 제안했다가 거절당해서다. 하지만 테스코의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5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성장 가능성이 큰 것도 아니다. 홈플러스의 최종 주인은 누가 될까. 또 얼마의 자금이 베팅될까. 지켜볼 일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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