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마이너스원:무대를 넘어서

▲ 권오상 작가의 '무제의 지드래곤, 이름이 비워진 자리'. [사진=뉴시스]
YG엔터테인먼트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손잡고 색다른 전시회를 기획해 내놨다. 9일 개막한 ‘피스마이너스원:무대를 넘어서(PEACEMINUSONE: Beyond the Stage)’展이다. 빅뱅의 지드래곤(27ㆍ권지용)과 국내외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번 전시회는 개막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피스마이너스원’의 전시명은 평화로운 유토피아적 세계와 결핍된 현실세계의 교차점을 의미한다.

8일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드래곤은 “원하든 그렇지 않든 자신을 노출시키고 살아야 하는 아이돌의 삶은 전시 제목 ‘피스마이너스원’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마이클 스코긴스ㆍ소피 클레멘츠ㆍ유니버설 에브리띵ㆍ패브리커ㆍ콰욜라ㆍ손동현ㆍ권오상 등 국내외 작가 14명(팀)이 참여해 대중음악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눈여겨볼 작품도 많다.

진기종 작가의 ‘어느 멋진 날, 한낮의 짧은 꿈’이 대표적이다. 작품 속 지드래곤이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와 무인도 꼭대기에 서 있는데, 마치 또 다른 무대에 올라선 것처럼 보이는 게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작품 탄생 배경이 흥미롭다. 이 작품은 작가가 지드래곤에게 질문하고 얻은 답변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했다. 진기종 작가가 지드래곤에게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묻자 지드래곤은 이렇게 말했다. “어린 나이에 꿈을 이뤄 이제 희망도 없다. 아무데도 없는 무인도에 가고 싶다.”

권오상 작가의 ‘무제의 G-Dragon, 이름이 비워진 자리’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지드래곤의 사진을 수집해 ‘사진 조각’으로 만들었다. 특히 성미카엘 대천사가 악마와 싸우는 유명한 도상을 차용해 지드래곤, 더 나아가 모든 인간의 내면에 숨은 양면성을 표현한다.

▲ 피스마이너스원 작품들.[사진=뉴시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가 고급예술과 대중문화의 행복한 만남을 입증하는 좋은 본보기라고 자평했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팝 아이돌을 통해 미술관 문화의 저변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깊은 전시회”라며 “단순히 팝스타의 아카이브전이 아니라 지드래곤의 음악적 철학을 시각미술로 표현한 건 전례가 없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8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3층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성인 1만3000원, 청소년 1만1000원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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