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가 실험실이 된다
내가 사는 동네가 실험실이 된다
  • 김은경 기자
  • 호수 146
  • 승인 2015.06.17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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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리빙 랩’ 프로젝트

▲ 오는 7월부터 북촌 지역에서 다양한 IT서비스를 시험하는 ‘리빙 랩’이 운영된다. [사진=뉴시스]
올 7월 서울 ‘북촌’에서 새로운 실험이 추진된다. 북촌 전체를 실험실(Lab)로 만드는 이른바 ‘리빙 랩’ 프로젝트다. 북촌 전역에 ICT 기술을 적용, 숱하게 많은 도시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취지다. 파격적 프로젝트로 보이지만 해외에선 시도된 지 오래다. 벨기에의 작은 도시 ‘플랑드르’는 리빙 랩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동네 실험실 ‘리빙 랩’ 그 거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 서유럽 벨기에의 플랑드르. 이곳에선 최근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환경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실험이 진행됐다. 디지털TV, 광대역 통신, 클라우드 기술 등이 도입됐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스마트그리드 기술도 적용됐다. 이를 통해 고령화, 실업, 주거·보건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프랑드르의 목표다. 이를테면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겠다는 거다.

# 200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드웨사 자연보호구 인근의 한 지역(Mbhashe)에선 ICT기술을 활용해 자연보호문제를 해결하려는 실험이 진행됐다. 통신·도로·교육의 인프라가 다른 곳에 비해 취약한 이 지역의 실험프로젝트에 로즈대·포트하레대 등 지역 대학은 물론 기업, 정부도 참여했다. 먼저 지역거점도시를 디지털 접점으로 설정하고 ICT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기반의 e-서비스 등 각종 생활서비스가 제공됐다. ICT플랫폼이 낙후된 지역을 스마트하게 탈바꿈하는 데 초석이 된 셈이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지역 전체를 ‘실험실’로 삼았다는 거다. 이른바 ‘리빙 랩(Living Lab)’ 프로젝트가 추진됐다는 얘기다. 리빙 랩은 ‘우리동네 실험실’ ‘살아있는 실험실’이라고 부른다. 새 정책이나 신기술의 도입에 앞서 현장시험을 통해 사용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일상의 실험실’이다. 

이런 흥미로운 실험실이 7월 서울에도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IT서비스를 시험하는 리빙 랩을 북촌지역에 설치하기로 했다. 북촌의 리빙 랩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IT기술의 테스트베드(Test Bed)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북촌이란 지역 전체가 실험 무대라는 얘기다.  서울시에 따르면 북촌 전역에 IT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서버·하드웨어 등이 설치된다.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되는 건 기본. 보행자 내비게이션 서비스 실험을 위한 공공데이터가 제공되고 무선인터넷(WiFi) 성능 강화를 위해 도달거리를 늘리는 신기술도 적용된다.
 
‘비콘’과 같은 사물인터넷(IOT)기술을 통해 관광객에게 위치정보와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간소화된 결제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를 CCTV와도 연결해 취약지역의 범죄를 예방하는 데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리빙 랩엔 주민·방문객·기업·지역 관공서 등이 참여한다. 주민과 방문객 등 사용자들은 이곳에서 테스트 대상은 물론 실험을 주도하는 주체가 될 수도 있다. 첨단 IT기술의 체험 후 후기나 개선점을 개진할 수 있다는 거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관공서는 이런 의견을 취합해 서비스를 보완하는 데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전혀 새로운 기술이나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

북촌이 실험실이 된 이유는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지역적 특성에 있다. 한옥 집이 많고, 조선시대 왕이 거주했던 창덕궁이 있는 북촌은 몰려드는 국내외 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소음·쓰레기 문제 등에도 몸살을 앓고 있다. 길안내, 숙박·음식점·문화재 정보 등 관광객의 불만사항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가 ‘북촌’을 리빙 랩으로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촌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문제를 점검하고 해결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게 서울시의 플랜이다.

▲ 리빙 랩은 ‘살아있는 실험실’ ‘우리동네 실험실’로 불린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서울시 관계자는 “북촌은 한옥(전통)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고 내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며 “리빙 랩 프로젝트를 통해 수많은 내외국인 방문객의 유동성과 동선을 분석·수집해 이를 각종 도시문제 해결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북촌 리빙 랩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시 전역으로 모델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정부도 올 초 리빙 랩 사업을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자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부산·대구·대전·단양·광양·문경에선 민선6기 사업으로 리빙랩 도입 추진과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빙 랩은 서비스-사용자간 협력·조정을 이끌어내는 수단이자 사용자의 경험 활용과 시범·실증을 위한 최적의 환경조건으로 ICT인프라를 활용한다”며 “리빙 랩이 성공하려면 생활과 더욱 밀접한 기술과 서비스가 개발·활용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리빙 랩은 아직 생소하다. 개념도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이런 맥락에서 ‘북촌 프로젝트’는 의미가 있다. 북촌의 변화를 통해 리빙 랩의 개념을 구체화할 수 있어서다. 우리 동네 ‘실험실’이 열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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