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프로듀사에 숨은 목표

KBS2 드라마 ‘프로듀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차태현·공효진·김수현·아이유 등 특급 스타들이 주연으로 나올뿐만 아니라 방송계의 색다른 이면을 볼 수 있어서다. 아울러 이 드라마를 통해 방송산업의 현황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엔 또 다른 목표도 숨어 있다. 다름 아닌 ‘수신료 인상’이다.

▲ KBS2 드라마 ‘프로듀사’를 통해 미디어산업을 들여다볼 수 있다. [사진=뉴시스]
드라마 ‘프로듀사’의 인기가 회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프로듀사는 예능국 신입 PD가 KBS에서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카메라 바깥의 리얼한 방송국 얘기가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방송 PD들이 보여주는 삶의 모습이 일반 직장에서의 풍경과 다르지 않아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월 30일 방송된 6회분 시청률은 13.5%까지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KBS의 수신료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미디어 업종의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듀사’는 드라마지만 리얼 다큐 형태를 표방해 방송국 스태프들이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도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이는 드라마를 통해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KBS 직원의 고충을 시청자가 공감하고 이해한다면 수신료를 인상해야 하는 당위성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어서다. KBS는 수신료를 현재 월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디어 산업의 상생과 공영성 회복을 위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조대현 KBS 사장은 6월 2일 기자회견에서 “수신료가 인상되면 연간 광고 규모를 4100억원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KBS의 광고수익은 2012년 6200억원, 2013년 5800억원 수준이었다. 따라서 수신료가 인상되면 광고 규모를 줄이겠다는 거다. KBS가 광고를 줄이면 그만큼의 광고수익이 다른 매체로 분산돼 다른 방송사도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수신료 인상은 지상파 미디어업계 전반에 작용한다.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정부는 ‘창조경제 시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2013년 12월 10일)’에서 방송산업 규제혁신을 발표했다. 내용은 방송사가 전체 시간 범위 내에서 광고를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광고총량제 도입, 공영방송(KBS) 수신료 인상, 중간광고 허용 등 3가지다. 그중 광고총량제는 올해 하반기 시행될 전망이다.

4월 2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다음 차례는 수신료 인상이다. 수신료 인상은 국회에서 논의될 사항이라 통과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광고총량제 시행을 계기로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다.

5월 29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6월엔 수신료 현실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돼 올해 안에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산업 규제혁신이 하나둘 진행됨에 따라 방송사 수익엔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방송산업계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 khjaeje@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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