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를 내리더니 과일까지 품었네
도수를 내리더니 과일까지 품었네
  • 박소현 기자
  • 호수 146
  • 승인 2015.06.22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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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팔색조 변신

술자리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독한 술맛에 인상을 찌푸리던 사람들이 한결 줄었다. 그렇게 쓰던 소주가 ‘달콤해’져서다. 소주의 도수는 내려갈 대로 내려간 지 오래다. 이젠 소주에 ‘과일즙’과 ‘향’을 싣는 게 유행이다. ‘독주의 대명사’ 소주가 변했다.

▲ 롯데주류가 3월 출시한 ‘순하리 처음처럼’이 저도·칵테일주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뉴시스]
‘국민술’ 소주가 변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25도를 유지하던 소주의 도수는 현재 14도까지 떨어졌다. 14도의 ‘매화수(과실주)’와 ‘청하(청주)’의 자리까지 위협할 태세다. 이유는 달라진 음주문화에 있다. 웰빙 열풍에 ‘마시고 죽자’ 문화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음주보단 술자리 자체를 즐기는 주류酒類 소비자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낮은 도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뚜렷해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취할 때까지 마시던 음주 문화가 가볍게 즐기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콘셉트의 소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주 베이스에 과일즙과 향을 첨가한 ‘리큐르 제품’은 대표적 사례다. 리큐르는 증류주에 과일과 식물 등의 착즙이나 색소를 가미해 만든 술이다.

롯데주류가 지난 3월 출시한 리큐르 ‘순하리 처음처럼’의 도수는 14도에 불과하다. 소주에 유자과즙과 향이 첨가된 이 술은 ‘허니버터칩’ 열풍을 떠올릴 만큼 인기다. 출시된 지 2달 만에 10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에 레몬·오렌지향을 첨가해 상큼한 맛을 강조한 리큐르가 대세라는 것에 착안해 소주에 상큼한 향을 첨가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남지역 업체 무학은 5월 11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선보여 일주일 만에 200만병을 팔아치웠다. 이 시리즈는 13.5도의 블루(블루베리맛)·레드(석류맛)·옐로(유자맛) 등 총 4종이다. 대구·경북지역 업체 금복주는 5월 18일 14도 짜리 ‘상콤달콤 순한참’(유자맛)을 내놨다. 부산 지역의 대선주조 역시 14도수의 ‘시원블루 자몽’으로 6월 8일 뒤늦게 도전장을 던졌다.

물론 과일향을 더한 리큐르 형태의 소주가 계속 인기를 끌지는 미지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아직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맛’이 출시된 지 3개월이 채 안 됐다”며 “비슷한 새 제품을 더 낼지는 좀 더 상황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큐르의 인기는 소주의 변신에 부채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소주의 ‘쓴맛’ 보단 ‘달콤함’에 취하려는 소비자의 니즈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소주맛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론칭된 술이 ‘리큐르’다. 롯데주류는 한 설문조사를 통해 ‘소주의 향과 맛의 만족도가 낮다’는 점을 간파하고 리큐르인 ‘순하리 처음처럼’을 개발·출시했다.

무학의 한 관계자는 “독한 술을 마지 못해 마시던 예전과 달리 요즘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주류를 폭넓게 선택하고 있다”며 “이런 소비자의 니즈가 소주의 변신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에 레몬·오렌지향을 첨가해 상큼한 맛을 강조한 리큐르가 대세”라며 “변신을 하지 않는 소주는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주의 대명사 ‘소주’의 팔색조 변신이 시작됐다.
박소현 더스쿠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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