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앤드」

▲ 켈리 레너드·톰 요튼 지음 | 위너스북 펴냄
재밌게 일할 방법 없을까. “Yes, And.” 미국 시카고에는 코미디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최고의 코미디언들이 모인 극단 ‘세컨드 시티’가 있다. 여기엔 코미디언들만 모이는 게 아니다. 매년 4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이곳에 컨설팅과 교육을 의뢰한다. 그들이 코미디 극장으로 몰려간 이유, 바로 ‘예스, 앤드’를 배우기 위해서다.

‘예스, 앤드’는 즉흥극의 원칙이자 핵심 마인드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즉흥극 상황에 들어가 보자. 배우들이 대본 없이 무대에 선다. 한 배우가 임의대로 “꼼짝 마. 난 총을 갖고 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상대가 “그게 무슨 총이야 그건 네 손가락이잖아”라고 하면 즉흥극은 성립될 수 없다.

상대가 한 말과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Yes) 새로운 것을 덧붙여야(And) 한다. 예컨대 “그 총은 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거잖아”라고 받아치면 다시 새로운 상황이 이어진다. 즉흥극의 과정 속에서 다른 이의 말을 수용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일들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스, 앤드’다.

‘예스, 앤드’는 기업 내에서도 필요하다. 비즈니스 상황에도 정해진 대본이 없기 때문에 기업이 즉흥극 무대나 마찬가지다. 「예스, 앤드」는 그래서 탄생했다. 즉흥극의 원칙과 기법을 업무 상황에 접목해 설명한 책이다. 세컨드 시티 극단이 30년간 많은 기업가와 단체에게 ‘예스, 앤드’를 가르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세컨드 시티를 운영하는 두 저자는 즉흥적으로 일할 때 가장 행복하고 성공적이라 장담한다. 즉흥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예스, 앤드’의 마인드로 일한다는 거다. 실패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어떤 말이든 수용될 수 있는 긍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때 재미가 샘솟는다. 이때 아이디어는 자라며 창의적인 돌파구가 태어난다. 또한 조직 내부의 소통이 원활해지며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력도 자라날 수 있다.

“여기에서 배우는 건 비판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진실을 검열하곤 하는 자기 뇌의 특정 부분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항상 옳은 말이나 공손한 말만 해야 한다는 제약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면 그때 비로소 재미가 찾아온다.”

이 책의 감수자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예스, 앤드’가 기업 내에서 중요한 이유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일명 땅콩회항사건에서다. 그는 이 사건의 여러 문제 중에서도 가장 큰 실수는 ‘No, But’의 자세로 사건을 대한 것이라 말한다. 우선 잘못을 인정하고(Yes), 거기에 따른 개선 조치를 내놓는 것이(And) 위기관리의 최우선이다.

「예스, 앤드」는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상황 가운데 있는 기업과 개인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재밌고 창의적으로 일할 다양한 지혜들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뭐든 표현할 수 있는 긍정적 상황 가운데서 재미를 느끼라고 말한다. 우리의 삶 전체가 즉흥극 무대 위에 놓여 있다.
박소현 더스쿠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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