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앙의 Let’s make Money

▲ 은행 예금이나 적금만으로는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사진=뉴시스]
초저금리 시대다. 최근엔 금리 1%대 주택담보대출상품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들은 돈을 빌려주지 못해 안달이지만 수요가 적어서다. 당연히 은행금리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예금주들의 금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 예금만 믿고 있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재테크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얼마 전 KTX를 타고 출장을 가는 길이었다. 옆자리에 앉아 계시던 70대 어르신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줄까? 그러려면 생각의 범위를 넓혀야 해.” 젊은 시절 중동의 건설현장을 누빈 경험을 살려 국내에 돌아와 건설업으로 많은 돈을 버셨다는 그분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말벗이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그 분의 말씀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당시엔 건설업이 붐이었으니 업종 선택도 좋았고, 시기도 잘 선택하신 것 같다’ ‘주어진 기회를 잘 잡으신 것 같다’ ‘생각하고 있던 걸 실천으로 옮긴 분이구나’….

그런데 기차에서 내리면서 문득 하나의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어르신은 인생 경험도 풍부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분이구나’ 하는 거였다. 현재 경제사정에도 굉장히 밝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맨 처음 꺼낸 ‘생각의 범위를 넓혀야 된다’는 얘기가 다시 떠올랐다. 결국 그 많은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건 이거 하나였다.

그렇다. 이게 답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스스로 만들어 놓은 틀에 갇혀 그 범위를 넘어서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획일화된 교육환경 속에서 주입식 교육만을 받아온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는 노벨상을 받을 만한 인재가 나오기는 매우 어렵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도 난다.

더구나 요즘엔 궁금한 점이 있으면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게 일반적이다. 검색만 하면 모든 정보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진정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일까. 스마트폰이 모든 걸 알아서 찾아주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는 건 아닐까. 왜 그런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등 여러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어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 하려는 얘기도 그 연장선에 있다. 우리는 재테크에서도 스스로 만들어 놓은 범위에 갇혀 그 이상의 생각을 하지 못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거다. 통계상 우리나라 국민 중 80%는 재테크를 위해 이용하는 금융상품으로 은행 예ㆍ적금을 꼽았다. 나머지 20%는 펀드ㆍ주식ㆍ부동산 등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물론 저금리ㆍ저성장으로 안정성을 지향하고 국민들이 지갑을 닫아놓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재테크 수단으로 은행만 이용하는 비중이 이렇게 크다는 건 꽤 충격적이다. 중요한 건 기준금리가 1.50%, 은행적금금리가 2%도 되지 않는 시대에 은행은 더 이상 돈을 불려주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도 국민 80%는 예ㆍ적금    
이미 유럽에서는 초저금리 기조로 마이너스금리를 적용하는 예ㆍ적금 상품까지 나왔다. 쉽게 말해 이제는 은행에 돈을 맡겼을 때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은행에 이자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보관료인데, 이처럼 은행의 역할도 이제는 점점 바뀌고 있다. 돈을 불려주던 과거와 달리 돈을 보관해주는 기관으로 말이다.

때문에 은행에 돈을 보관하는 방법으로는 절대 현재의 경제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 지금의 생활이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안 좋아질 것이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계소득도 줄어들고 있다. 경제성장기를 지나온 대다수의 국가들이 내수 침체를 겪고 있어서다. 일정한 소득 외에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재테크 정보에 능통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이라도 은행을 벗어나야 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생각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그러면 더 많은 정보와 기회가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주식이나 부동산에다 투자하라는 건 아니다. 주식 공부를 어느 정도 했고,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주식투자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 가치투자를 하라는 거다. 부동산의 경우엔 매매차익을 통한 수입확보나 월세를 통한 임대수입확보를 원한다면 말리고 싶다. 이제는 그런 식의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디플레이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실물자산인 부동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가상각이 일어나는 건물에 불과하다. 실제 거주하려는 목적이 아닌 이상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다. 실제 거주가 목적이라 하더라도 지금보다는 좀 더 기다렸다가 부동산을 구입하길 권한다. 

하지만 이런 직접투자는 위험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그만큼의 공부는 물론 적절한 전략도 필요하다. 특히 한꺼번에 많은 자금을 넣는 것은 지양하는 게 좋다. 재테크 투자를 효과적으로 하고 싶다면 굳이 생업으로 인해 재테크에 집중하지도 못할 바에야 우리보다 경제와 금융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들에게 맡기는 게 훨씬 좋다.

그게 바로 간접투자다. 금융전문가들이 내 돈을 똑똑하게 잘 굴리게 만드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은 재테크의 첫걸음이다. 그렇게 보면 일반 펀드에서부터 지수연동펀드(ETF)나 주가연계증권(ELS)까지 폭넓게 투자상품을 고를 수도 있다.

재테크 수단, 아는 만큼 보인다    
세상에 위험이 없는 투자는 없는 법이다. 이런 금융상품도 원금손실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이 어떤지를 반문해 보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위험부담은 비교적 작으면서 은행금리보다 충분히 높은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확정배당형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투자상품들이 있으니 그에 맞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금융선진국의 경우에는 정말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다양한 상품이 있지만, 일반인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 상담을 받거나 재테크 관련 서적을 통해 금융지식을 키워나가는 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투자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주효앙 모네타 재무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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