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신의 CEO story

▲ 개인 브랜드 시대다. CEO도 직장인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져야 할 때다.[사진=뉴시스]
요즘 시대에는 개인 브랜드가 자산이 된다. 기업 CEO는 더하다. 기업의 간판인 이들의 행보에 따라 기업 주가가 요동치기도 한다. 요즘 경영자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에 힘을 쏟는 이유다. CEO 브랜드가 곧 회사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필자가 근무하던 외국계 회사의 한국 지사장은 100㎏ 넘는 거구의 미국인으로 풍채가 당당했다. 그는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마다 항상 같은 옷을 입었다. 깔끔하게 넘긴 머리스타일, 감청색 재킷과 회색 바지, 그리고 사인에 필요한 가장 좋은 펜을 챙겼다. 하루는 이유를 묻자 그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세일즈맨의 전통적인 옷차림이에요. 이런 모습이 협상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 내 장점을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는 옷을 입으면 스스로 자신감이 생깁니다. 나만의 트레이드마크를 만들 수도 있구요.” 페이스북을 이끌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와 애플의 신화를 쓴 스티브 잡스 사 공통점이 있다. 매번 옷차림이 단순하고 똑같다는 거다. 잡스하면 항상 검은색 터틀넥 니트와 청바지가 떠오르고 저커버그에게 회색 상의는 상징과도 같다.

저커버그는 여러장의 회색 티셔츠를 옷장에 쌓아두고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만의 고유한 특징을 지닌 CEO들이 있다. 최고경영자들의 습관은 개인 브랜드나 트레이드마크의 의미를 넘어 행운을 상징하는 부적의 의미까지 지니기도 한다. 국내 굴지의 증권사 A회장은 중요한 날 빨간 넥타이를 맨다.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의미에서다. B사장의 경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전이면 손을 꼭 씻는다. 머리를 맑게 하고 부정을 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C사장은 출근 전 108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몸이 아파도 해외 출장을 가도 거르지 않는다. 그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복을 구하며 108배를 한다. 자신의 특정한 습관을 개인적으로는 심리적 안식처로 삼으면서 대외적으로는 이를 트레이드마크로 만든 것이다. 21세기 리더의 경쟁력은 ‘브랜드’와 ‘아이디어’에 있다. 시장에서 뛰어난 브랜드만이 명품이 될 수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만의 ‘상징’도 필요하다.

경영자 이미지, 기업 이익에 직결

기업들이 비싼 광고비를 감수하며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제품을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도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특징을 찾아내 이를 브랜드화해야 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언급한 것처럼 패션이나 몸짓, 자신만이 갖고 있는 습관을 트레이드마크로 만들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신만이 갖고 있는 장점과 강점을 찾아 상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업 CEO라면 퍼스널 브랜드(Personal Brand)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이들은 개인이 아니라 기업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파악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이 자신을 생각하면 곧장 떠오르는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라면 더욱 좋다. 또한 이렇게 구축한 CEO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출을 해야 하는 건 필수다.  디지털 시대인 만큼 SNSㆍ뉴스레터ㆍ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이를 알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믿고 따르는 확고한 지지자의 확보다.

외부 이해관계자들보다 조직 내 임직원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자신의 팬으로 만들면 더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전략 연구소는 “CEO의 이미지가 기업의 평판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라커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경영자의 브랜드가 10% 좋아지면 주식가치는 24%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퍼스널 브랜드 구축은 이렇듯 중요하다. 이제 직장인들도 자신의 전문성과 특성을 브랜드화해 경쟁우위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개인 브랜드 가치를 높여 명품 인재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susie@you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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