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쏘나타 시승기

▲ 현대차 LF쏘나타는 쏘나타의 7세대 모델이다.[사진=뉴시스]
30년 넘게 사랑을 받아온 자동차 모델이 있다. 현대차 ‘쏘나타’다.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국산 자동차 최장수 모델이면서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는 차다. 7세대를 거치는 동안 성능과 디자인에 있어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중 정수는 LF쏘나타. 한국 자동차 역사의 ‘현재’를 직접 타봤다.

시승 예정 코스는 출ㆍ퇴근길의 서울 시내와 경기도 김포 일대의 총 100여㎞ 구간. 퇴근길에는 길게 장대비가 내렸다. 우산을 들고 주차장에 들어서 스마트키로 시승차를 찾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쏘나타의 7세대 모델인 ‘LF쏘나타’가 헤드라이트를 깜빡였다. 디자인은 인상적이다. 눈에 띄는 것은 색상. ‘레밍턴 레드’라는 이름이 붙은 붉은색에서 빠른 속도감이 떠올랐다. 전체적으로는 강렬한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렸던 전작 YF쏘나타에서 ‘강렬함’만 뺀 느낌이다.

커다란 그릴에 그나마 전작의 강렬함이 남아있어 마음에 들었다. 전면과 측면 디자인은 깔끔하고 무난하다. ‘아반떼’를 빼닮은 날렵한 후면은 아쉬움이 남는다. 웅장한 맛이 없다. YF쏘나타보다 길이 35㎜, 폭 30㎜, 높이 5㎜가 늘었다는 현대차의 설명. 하지만 후면 때문에 묵직한 느낌이 덜했다. 문을 열었다. 부드럽게 열리고 닫혔다. 개ㆍ폐시 소음이 나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굳이 문을 살살 닫을 필요가 없었다.
 
실내구성은 간결했고 내부 공간은 넓었다. 외부 디자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여유로움이 확실히 내부 공간에서는 묻어났다. 특히 뒷자석은 성인 남성 3명이 넉넉히 앉을만한 넓이였다. 하지만 실내 마감재는 아쉬웠다. 얇은 천을 붙여 놓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좋은 재질과 사양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둘렀다. 시동을 켜자 자동조절 시트가 움직였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보조석 사이 디스플레이 화면과 버튼이 모여 있는 공간)로 눈을 돌렸다. 일직선으로 배열된 조작 버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기능도 많아 확실히 전작보다 똑똑해진 느낌이다. 대부분의 차량 정보는 계기판(클러스터)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8인치 내비게이션은 계기판과 일직선으로 배치됐다. 시안성이 좋다.
이번엔 운전대(스티어링 휠)로 시선을 뺐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스티어링 휠이 YF쏘나타보다 1㎝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스티어링 휠이 작으면 핸들링과 함께 주행성이 향상된다고 하는데, 사실 주행 중에 그 부분을 체감하긴 어려웠다.

안정적인 주행감 돋보여

▲ LF쏘나타의 실내공간은 간결하고 여유롭다.[사진=현대차 제공]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LF쏘나타는 누우 2.0리터 CVVL 가솔린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68마력, 최대토크 20.5㎏ㆍm을 발휘한다. 전체적인 주행감은 우수했다. 특히 가속도가 빨라 차선을 바꾸거나 앞질러 갈 때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고속에서의 주행감은 다소 아쉬웠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을 때 반응감이 떨어졌다. RPM이 올라가는 것에 비해 속도가 따라가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주행 모드 중 하나인 스포츠 모드에서 기대했던 힘은 기대에 살짝 못 미쳤다.

이번에는 브레이크를 밟아봤다. 제동력이 좋았다. 비가 내려 흠뻑 젖은 도로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감 있게 멈췄다. 차체가 무거워진 탓일까. YF쏘나타는 1415㎏인데 비해 LF쏘나타는 1460㎏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너무 예민한 것은 오히려 단점처럼 느껴졌다.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전체적으로 자동차의 기본기인 ‘달리기’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패밀리 세단’이라는 별명답게 안정적인 도심 주행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를 시승하는 동안 평균연비는 10.1㎞/L. 공인연비(자동변속기, 16ㆍ17인치 타이어 기준) 12.1㎞/L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주행 중에는 똑똑한 차라는 것을 느꼈다. 새롭게 적용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때문이다. 이 기능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어도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대로 주행하면서 차량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로 앞 차의 위치를 감지한다. 그리고 스스로 제동을 걸어 거리를 유지해준다. 자유로에서 시속 80㎞로 설정해놓고 주행해봤다. 운전대를 잡은 상태로 오른쪽 엄지손가락만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단순히 속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아니라 앞차와 간격을 고려해 조절했다. 앞 차와의 간격이 좁혀지자 경고음과 함께 제동이 걸리면서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이후 전방에서 차가 사라지자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운전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느껴졌다. 차선을 바꿀 때 방향지시등을 반만 누르면 일정시간 후 저절로 꺼진다.

운전자를 배려한 안전 시스템도 마음에 들었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은 불가피하게 스마트폰을 본다거나 내비게이션으로 시선을 돌릴 경우, 핸들이 한쪽으로 쏠리면 때마침 경고를 울렸다. 또한 코너를 돌 때마다 비슷한 구간에서 경고음이 울려 평소 운전습관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경고가 너무 민감하게 울려 운전 초보자에게는 도리어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 여사’도 주차 가능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다. 내심 기대하고 있던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을 켰다. 차량 측면에 탑재된 초음파 센서가 주차가능 공간을 탐색한 후 자동으로 주차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기자는 화면과 음성 안내에 따라 전후 기아변속과 브레이크만 조작했다. 주차에 미숙한 초보 운전자에게는 안성맞춤의 기능이다. 확실히 LF쏘나타는 전작인 YF쏘나타에 비해 진일보했다. 차체는 커지고 실내공간은 여유로워졌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단계 발전한 주행감과 편의성은 우리나라 대표 패밀리 세단이라는 별명에 어울렸다. 현대차는 특히 이번 모델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하반기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친환경차인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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