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 제작 기업의 기회

최근 한 달간 중국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기업 중 하나는 방송·영화 콘텐트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저장화처 필름&TV’다. 주가가 65%나 급등했다.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나라의 관련 기업에게도 기회가 있다.

▲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는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독점 상영해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 [사진=뉴시스]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그 규모는 311억 달러(한화 34조3655억원)로 전 세계 5위다. 게다가 2018년까지의 연 평균 성장률이 10.9%(전 세계 5.0%)로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규모 2위인 일본의 더딘 성장세(0.9%)를 감안할 때, 중국은 2017년 일본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한국은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가별 중국 예능프로그램 점유율을 보면 우선 한국은 14%다. 미국 26%·영국 20%·네덜란드 16%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합작 영화들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2013년 개봉한 ‘미스터고’는 1795만 달러(198억3475만원)의 흥행수익을 거뒀다. 2015년 개봉한 ‘런닝맨’과 ‘수상한 그녀’는 각각 박스오피스 12위와 14위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에서 한국 방송·영화 콘텐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우리나라 콘텐트 제작 산업이 중국에 진출할 기회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콘텐트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인 아이치이(iQIYI)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독점 상영해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 그 뒤 중국은 해외 콘텐트 방영 시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제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규제 조치는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외국 영화가 막대한 돈을 벌고 있어서다. 4월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중국 박스오피스 1등을 차지하며 4억 달러(4420억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내고 있다. 이는 중국 자국 영화 100편에 해당하는 수익이다.

그러나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통망을 가진 중국 IT기업들이 당국의 규제를 피하고 자국 콘텐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해외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찾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인수합병과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관련 산업의 2014년 인수합병과 투자 금액이 47억 달러(5조1935억원)로 전년대비 367%나 급증했다. 특히 투자 구조를 보면 콘텐트 등과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따라 확대 중인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해외의 콘텐트 제작 기업을 끌어들여 채울 가능성이 높다. 콘텐트 제작과 관련된 국내 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선 현지 파트너가 필수다. 외국인은 중국 내에 영화 제작사나 법인을 설립할 수 없어서다. 파트너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IT기업들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미디어와 뉴미디어 유통 플랫폼뿐만 아니라 콘텐트까지 제작하고 있다. 국내 산업은 조인트벤처(공동기업체), 합작 등을 통해 중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duke7594@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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