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주 그리드잇 대표

국회의원 딸이 과외를 요청해 올 정도로 잘나가는 청주의 과외 선생이었다. 하지만 창업과 동시에 그의 삶도 180도 바뀌었다. 창업과 동시에 고생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남자였다. 이문주(29) 그리드잇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문주(오른쪽에서 세번째) 그리드잇 대표는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하는 음식 관련 콘텐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처음에 스타트업을 하면 바로 부자가 될 줄 알았어요.” 이문주 그리드잇 대표의 얘기다. 이 대표는 2013년 11월 조건에 맞는 장소를 검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모두의 지도를 만들어 창업했다. 모두의 지도는 ‘테라스가 있는’ ‘조용한’ ‘신사동’ ‘수제버거’ 등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조건별’ 장소 검색이 가능한 모바일 맞춤형 지도앱이다. 이 대표는 모두의 지도로 창업 초기 주목 받았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받기로 한 투자가 틀어지면서 가시밭길을 걷는다.

“외주 개발과 자비 2000만원을 쓰며 근근이 버텼어요.” 다행히 운이 좋았다. 가장 힘든 시기 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으로부터 씨앤티테크의 전화성 대표를 소개 받아 투자 유치 기회를 얻었다. “처음에는 조언을 들으러 갔다가 우연히 사업 PT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전 대표님이 사업계획서도 읽지 않고 곧바로 ‘투자’를 결정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얼떨떨해요.”

이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5분 PT는 판을 바꾸기 충분했다. 지난해 9월 투자를 받은 이 대표는 모두의 지도 서비스 개발에 몰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저 확보는 쉽지 않았다. 이런 이 대표에게 또다시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윤치훈 그리드잇 대표와 합병을 결정한 것. 윤 대표는 기술력과 기획력이 뛰어난 이 대표에게 사업을 맡기고 자신은 사람을 모으고 콘텐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 대표는 ‘오늘 뭐 먹지’를 품에 안게 됐다. 오늘 뭐 먹지는 지난해 7월 오픈한 페이스북 팬 페이지로 유저들이 직접 제보하는 맛집 메뉴와 레시피 등의 ‘음식 콘텐트’를 큐레이션해 올린다. 구독자만 289만명에 달한다. 이 대표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는 새로운 스타트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올 8월 오늘 뭐 먹지의 모바일 앱을 론칭한다.  앱 속 맛집은 모바일 지도를 통해 검색할 수 있게 된다. 모두의 지도 기술력으로 가능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 콘텐트를 만들 작정이다. “단편적인 맛집 정보 제공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하는 음식 콘텐트를 만들 겁니다.” 이를 위해 맛집을 비롯해 레시피ㆍ먹방ㆍ신메뉴 등을 영상ㆍ카드뉴스ㆍ포스팅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트로 만들어 자체 앱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 배포할 계획이다.

MCN(멀티채널 네트워크) 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자체 스튜디오를 만들어 MCN 스타들과 음식 관련 영상을 만들 겁니다.” MCN은 인터넷 방송 콘텐트를 유통하거나 저작권을 관리하면서 창작자들과 광고 수익금을 배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가능성은 무한하다. “오늘 뭐 먹지에 올린 ‘식빵 치스 스틱 만들기’ 영상은 7500만뷰를 기록했어요.” 단순한 레시피 동영상인데 미국(2562만)ㆍ브라질(1935만)ㆍ이탈리아(276만) 등이 이 영상을 봤다.

한국(890만)보다 더 많은 해외 유저가 이 영상을 접했다. 이 대표가 영상 배포만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2016년까지 음식정보와 관련해 국내 최고 회사를 만들고 2018년 전 세계 3억명의 유저에게 음식 관련 콘텐트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허무맹랑한 꿈이 아니다. 이 대표에겐 289만명의 든든한 ‘팬’과 탄탄한 기술력이 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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