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 합병 과정 퇴행적이고 불투명
두 회사 합병 과정 퇴행적이고 불투명
  • 이호 기자
  • 호수 149
  • 승인 2015.07.06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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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ㆍ2위 자문사의 반격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엘리엇을 상대로 한 법정 다툼에서 승기를 잡았던 삼성이 다시 수세에 몰렸다. 이들의 의견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결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ㆍ2위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의견을 내놔서다. 이에 따라 17일로 예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주총회 결과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더불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법원에서의 승소로 힘들게 8부 능선을 넘어서는가 싶더니,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7월 2일 세계 2위의 의결권 자문사인 글라스루이스(Glass Lewis)의 ‘삼성물산 합병 반대’ 권고에 이어 3일에는 세계 1위의 의결권 자문사인 ISS(In 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마저 합병 반대를 권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ISS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잠재적 시너지가 저평가의 이유는 될 수 없다”며 “합병을 통한 매출 목표가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글라스루이스는 의견서에서 “합병의 전략적인 이점이 의심스럽고, 재정 조건도 좋지 않다”면서 “(합병 과정이) 퇴행적이고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결권 자문사의 분석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꽤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ISS는 각국의 주요 연ㆍ기금을 비롯해 1600여개 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데, 매년 세계 2만8000여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고객들에게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한다.

현재 삼성물산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 비율(엘리엇 포함)은 약 33%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만약 엘리엇의 손을 들어준다면 삼성물산으로서는 1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삼성과 엘리엇 양측 모두 한 표가 아쉬운 표 대결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결정은 합병의 성사 여부를 판가름할 수도 있다.

때문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되겠지만, 삼성 오너일가의 삼성전자 지배권 승계 작업은 속도조절이 필요할 수밖에 없게 됐다. 더구나 법원은 엘리엇이 제기한 또다른 가처분 신청 건인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에 대해 17일 전에 결정하겠다면서 판단을 보류했다.

 
표 대결을 앞둔 양측에겐 자사주 처분 금지 건은 중요하다. 삼성물산이 우호 관계에 있는 KCC에 넘긴 자사주 899만주(5.76%)의 의결권의 행사 여부에 대한 판단에 따라 표 대결 판세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만약 엘리엇의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KCC에 매각된 5.76%의 지분은 의결권이 사라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소액주주들에게 합병의 청사진을 설명하는 자료와 의결권 위임 서류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또 연락이 닿는 일부 소액주주들에게는 직접 전화를 돌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소액주주들에게 합병안에는 찬성표를, 현물 중간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자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의안에는 반대표를 행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삼성물산의 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엘리엇과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앞두고 6월 24일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공시를 통해 명단을 공개했다. 해당 명단에는 안진 소속 회계사 2명이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에 대한 대리인’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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