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투자자문의 바른투자 | 쪽박 피하는 기술

1등 기업이 되기 위해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헤치고 나가야 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방식을 쫓아만 가면 주식투자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이런 투자 실패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할 세가지 원칙이 있다. 이 원칙만 잘 따르면 대박은 몰라도 쪽박은 피할 수 있다.

▲ 본인만의 투자 철학이 없다면 주식투자를 안 하는 게 최선이다.[사진=아이클릭아트]

마라톤 경기에서 2등이 1등의 뒤만 쫓는다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선두에 서지 못할 것이다. 이 원리는 기업과 사업에도 통용된다. 후발기업이 1등 기업의 히트 상품을 따라가는 데만 급급하다면 영원히 1등 기업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이미 누군가 성공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건 레드오션에 몸을 던지는 것과 같다. 많은 사람이 시작했다면 시장은 과열 경쟁 국면에 진입한 이후일 가능성이 커서다. 그래서 우리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1등 업체를 넘어서고 후발업체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결국 남이 보지 않는 곳을 먼저 보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주식투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주식투자에 실패한 사람의 공통점은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주식을 뒤늦게 산 경우가 많다. 일례로 주식시장이 활황이고 주가 지수가 오를 때일수록 증권사는 지수가 더 상승할 거라고 전망한다. 언론도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뉴스를 쏟아낸다. 이때 뒤늦게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투자자는 주가의 상단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오류를 범하기 십상이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의 세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전문가의 전망을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요소는 매우 많고 다양해 전문가라고 해도 모든 요인을 고려해 전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글로벌 주식시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어 언제 어디서 변수가 발생할지 알기 어렵다. 또한 증시 전문가의 주식시황 전망은 과거 통계 자료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과거 모든 지표를 이미 반영하고 있고, 미래의 기대치까지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주식 시황 전망은 주가 지수가 좋을수록 강세장을 전망하고 약세장에서는 좋지 않은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약세장에서 주식을 사서 강세장에서 팔아 수익을 거둬야 한다는 투자 원리와 반대되는 일이다.

둘째, 상승 종목이 많아질 때를 조심해야 한다. 주식시장이 폭등세를 보일 경우 실적이 좋지 못한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올라 평상시보다 상승 종목이 많아지는 일이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시기 투자자의 오버슈팅(과잉투자)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주가 상승기에 종목을 보는 투자자의 안목이 관대해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분위기에 휩싸여 매수할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약세장에서는 우량주 할 것 없이 많은 기업이 본래의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으면서 내실 있는 기업도 저평가되기 쉽다. 바로 이때가 최적의 투자 시점이다. 결국, 주식투자도 남과 다르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원리에 반하는 전문가 전망

셋째, 미인주美人株의 투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미인주ㆍ테마주도 경계의 대상이라는 거다. 그만큼 투자자의 관심이 높고, 많은 사람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서다. 하지만 노출이 많은 만큼 주가가 급등해 있을 수 있다. 또한 좋은 뉴스는 이미 주가에 선先반영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식투자의 기본은 저평가 주식을 사서 그 가치가 주가에 반영됐을 때 파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미인주와 테마주는 더 이상 투자할 가치가 없는 주식일 수 있다.

성공적인 투자의 출발은 미인주가 될 수 있는 소외주를 찾는 것이다. 사실 이런 소외주를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투자자의 관심이 없으니 주가가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을 것이다. 매수세가 없고 그나마 보유했던 투자자도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주식을 팔면서 주가는 회사의 본질 가치보다 크게 떨어진다. 이런 소외주는 리스크가 매우 낮다. 주가가 더 떨어질 위험이 작기 때문이다. 물론 주가가 안 오른다고 해서 모두 소외주에 속하는 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외주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기업을 말한다. 기업 가치가 당장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각오도 필요하다.
▲ 성공적인 투자의 출발은 미인주가 될 수 있는 소외주를 찾는 것이다.[사진=아이클릭아트]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후배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예쁘고 착한 여자’가 있으면 당장 결혼을 하겠다. 후배가 말하는 두 조건을 모두 갖춘 여자를 찾는 방법은 이렇다. “예쁜 여자는 한눈에 알 수 있느니 예쁜 여자 중 착한 여자를 찾으면 된다.”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외적인 것을 먼저 보고, 시간이 걸리는 내적인 것은 천천히 판단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좋은 투자종목을 찾는 것에 적용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많이 오르지 못한 종목은 차트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과 전망이 좋은 기업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오르지 못한 종목은 증권사 HTS(홈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불과 몇분이면 찾을 수 있다.

문제는 펀더멘털 분석이다. 펀더멘털 분석도 쉬운 것부터 해야 한다. 판단하기 어려운 미래의 수익 전망보다는 과거의 영업이익 등의 재무제표를 먼저 분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좋은 실적을 낸 기업이 미래에도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의 실적이 좋았음에도 주가가 그동안 오르지 못한 기업을 찾았다면 주식 투자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과거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은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 이런 기업일수록 실적이 개선될 경우 주가 상승폭이 크고, 매력적이지 못한 밸류에이션이 매력으로 바뀔 수 있다. 물론 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업의 미래 가치는 속해 있는 산업의 성장성ㆍ재무안정성ㆍ시장 점유율ㆍ기술력 등 많은 요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본인만의 투자 철학 세워야

회사의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필요한 정보는 쉽게 알 수 있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은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조건으로 종목을 찾는다면 크게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공부하는 자세로 주식투자에 임한다면 어느 순간 기업의 미래에 대한 판단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쉬운 것부터 하되 스스로 하자.” 이것이 투자자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다. 주식투자에서 남이 투자하는 것을 따라하면 한두번은 성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