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별 ‘배달 스타트업’

‘요기요’ 등 배달앱의 역할은 사실 중개였다. 소비자와 음식점의 ‘중간다리’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지금은 다르다. 중개뿐만 아니라 배달까지 하는 배달 전문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를 받거나 투자유치를 기다리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아직은 초반전이지만 배달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 최근 직접 배송에 나서는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사진=아이클릭아트]
# 음식 전문 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의 운영사 플라이앤컴퍼니는 최근 배달음식 주문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로부터 44억여원의 투자를 받았다. 푸드플라이는 2011년부터 지역 맛집이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음식을 주문 받아 배달하는 서비스다.

# 음식 배달 등 각종 서비스를 하는 ‘띵동’의 허니비즈는 조만간 적지 않은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지역 맛집 배달서비스를 비롯해 대형마트ㆍ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하는 이 기업은 가파른 성장세로 눈길을 끌고 있다. 2013년 6월 6000건이던 주문 건수는 지난 6월 기준 3만3000건으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현재 국내 음식배달시장 규모는 12조원에 달한다. 제법 큰 규모 같지만 더 커질 공산도 크다. 배달 전문 스타트업의 가치가 갈수록 치솟고 있어서다. 최근 거액의 투자를 받거나 투자유치를 기다리는 배달 전문 스타트업이 크게 늘어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치열해진 배달앱 경쟁

앞서 언급했듯 배달 중개앱 ‘요기요’의 운영사 알지피코리아는 음식 전문 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의 플라이앤컴퍼니에 거액을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엔 맛집 배달앱 ‘부탁해!’와도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부탁해!’는 푸드플라이와 마찬가지로 기존 배달앱에선 주문을 못하는 음식점만을 골라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300여개의 스쿠터 기사들과 계약을 맺고 배송 서비스를 하는 게 특징이다.

 
배달 중개앱 1위 업체 우아한형제들은 2013년 ‘띵동’의 허니비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맛집의 음식 배달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엔 자체 배달 서비스 ‘배민 라이더스’를 내놨다. 우아한형제들은 올 5월 신선식품 정기 배송서비스 스타트업 덤앤더머스도 인수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서비스는 이제까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주문을 받아 음식점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만 했다. 그런데 최근 배달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하거나 손을 잡는 방식으로 사세社勢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이전부터 미국이나 중국의 배달기업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며 “배달 중개앱 기업들이 사업 관련성이 높은 배달 전문 스타트업들을 통해 파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유통기업의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 전문 스타트업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서비스 제휴를 원하는 유통채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은 올 5월 어린이날을 맞아 퀵서비스 배송망을 갖추고 있는 띵동의 허니비즈와 제휴를 맺고 5월 3~4일 이틀 동안 서울 전 지역에 1~3시간 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유통기업들도 배달앱에 ‘손짓’

GS홈쇼핑 관계자는 “배송 니즈가 많은 연휴를 겨냥해 당일 3시간 내 배송을 진행했던 것”이라며 “아직 정해진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홈쇼핑업계 최초로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에 나선 CJ오쇼핑의 배송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은 ‘부탁해’와 최근 미팅을 갖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쿠팡이 자금력을 앞세워 자체 배송기사로 당일 배송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사들도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게 됐다”며 “쿠팡처럼 관련 인프라나 노하우가 부족한 기업의 경우 직접 배송망을 갖춘 배달 스타트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 띵동(왼쪽)과 푸드플라이(오른쪽) 배달 기사. [사진=각사 제공]
e-커머스 기업뿐만 아니다. CU도 최근 ‘부탁해’와 손잡고 본격적인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숙제는 아직 많다. 운영의 안정화, 서비스 지역 확장 등을 하루빨리 풀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배달서비스 띵똥의 허니비즈 윤문진 대표는 “자체 소속 배송기사 50명 외에 콜센터 인원 30명을 따로 배치해 운영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며 “이런 자체 시스템을 통해 주문한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배송기사가 콜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푸드플라이’의 플라이앤컴퍼니 임은선 대표는 “일반 퀵배송 배달과는 달리 음식 배달 시장엔 자체적인 네트워크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며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열기와 가파른 성장세로 주목을 끌고 있는 배달 스타트업, 기대만큼이나 과제도 많다. 아직은 초반전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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