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커니의 Buying Brain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이머징 마켓은 어디일까. 우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은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경쟁이 덜한 중앙아시아, 동유럽 시장 역시 눈여겨봐야 한다. 아프리카 시장은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AT커니가 각각의 시장을 점검했다.

▲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시장이다.[사진=뉴시스]
글로벌 컨설팅그룹 AT커니가 발표한 2015년 글로벌 유통산업지수(2015 Global Retail Development Indexㆍ이하 GRDI)에서 중국이 2010년에 이어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2022년까지 중국의 유통시장 규모는 미국 유통시장의 2배에 달하는 8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01년 처음 발표된 글로벌 유통산업지수(GRDI)는 전 세계 유통산업 투자에 유망한 상위 30개국의 신흥국가를 선정한다. GRDI는 25개의 거시경제 및 유통 관련 변수들을 분석해 유통기업들이 이머징 마켓 투자 기회 포착을 돕는 한편 성공적인 글로벌 전략 도출을 위한 가이드로 활용되고 있다.

GRDI 도출을 총괄하는 마이크 모리아티(Mike Moriaty) AT커니 파트너는 “중동ㆍ남미ㆍ러시아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지난해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유통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이 다소 조심스럽게 진행됐다”며 “현재 이들 유통기업은 성장성이 높은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15년 지역별 GRDI 순위와 그 이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다.

# 아시아 = 아시아 국가의 GRDI 순위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몽골, 말레이시아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몽골이 올해 GRDI 5위에 등극, 눈길을 끌었다. 인도의 GRDI 순위는 비즈니스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제 안정과 규제 개혁에 힘입어 전년 대비 상승했다. 하지만 인도시장은 여전히 멀티 브랜드 유통 부문에서 외국인직접투자제도(FDIㆍForeign Direct Investment) 제한 문제가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은 e커머스 부문에서 현재 시장 규모(5250억 달러)가 북미 시장 규모(483억 달러)를 앞지르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앞으로 인터넷 보급률 확대와 함께 온라인에서 제공 가능한 차별적 가치가 개선되면서 향후에도 매년 2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 남미 = 남미 지역 순위는 전반적으로 하향세였다. 원자재 붐 이후 남미 지역의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부정적 영향을 끼친 듯하다. 지난해 남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가량 하락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남미 주요 국가들의 저조한 경제성과를 비롯해 정치적 불안, 국가간 상호의존성 심화, 비관주의가 퍼지면서 유통 소비와 관련한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e커머스, 북미지역 ‘역전’

그럼에도 남미의 유통기업들은 여전히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속에도 중산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브라질ㆍ콜롬비아ㆍ페루 등 나라의 제2선 도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남미 유통기업이 선전할 수 있는 배경이다.  국가별 GRDI 성적을 보면 우선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가장 높은 1인당 유통매출액(6500달러 이상)과 도시 인구의 집중화에 힘입어 GRDI 2위를 차지했다. 우루과이의 GDP 성장률은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웃국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지난해 우루과이 국내 소비는 긍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면서 유통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비춰지고 있다.

# 중동 = 지난해 상당한 경제적ㆍ정치적 격변을 겪은 중동지역은 올해 GRDI 순위가 하락세를 보였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높은 시장 포화도, 요르단의 국가위험도 상승, 쿠웨이트의 원유가격 하락에 따른 GDP 둔화 등 환경적 변동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유가격의 기록적인 하락에도 중동 지역의 유통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로 카타르ㆍ아랍에미리트ㆍ오만에서 진행 중인 주요 유통 프로젝트처럼 중동 지역에서 새로운 유통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풍부하다.

국가별로 보면 쿠웨이트의 전체 수출 중 석유 비중은 94%에 달할 만큼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다변화 수준이 낮아 지난해 대비 순위가 19계단 하락한 27위에 머물렀다.  올해 GRDI 4위로 새롭게 진입한 카타르는 안정적인 경제와 높은 1인당 GDP, 높은 유통 지출의 수준으로 중동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높은 인구 성장률, 국외거주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항 확장을 비롯해 도하, 지하철, 건설 공사 등 인프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 = GRDI 순위에 선정된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 지역 국가들은 조지아(6위)ㆍ아르메니아(10위)ㆍ카자흐스탄(13위)이 있다. 이들 국가들의 유통시장은 아직 포화되지 않은 상황으로 글로벌 유통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 중심의 부가 축적됨에 따라 명품 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성장성 큰 중앙아시아, 매력만점

전 세계에서 GDP가 6번째로 높은 러시아의 GRDI는 올해 21위로 지난해 대비 9계단 하락했다. 이는 경제 상황악화와 정치적 긴장 고조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유통시장이다.

# 아프리카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유통 시장의 성장성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위 30개국에 보츠와나(18위)ㆍ나이지리아(23위)ㆍ앙골라(30위)가 이름을 올렸고 잠비아ㆍ나미비아ㆍ가나는 가까운 미래에 GRDI 상위 30개국에 올라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막 개방 문이 열린 아프리카 지역 유통 시장은 급격한 도시화, 중산층의 성장에 따른 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안태희 AT커니 서울 사무소 파트너 taehee.an@atkearn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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