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선정 결과 보니…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HDC신라면세점이 선정됐다. 모두 교통이 편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흥미롭게도 The SCOOP가 ‘2014년 서울시 차량 통행 속도보고서’를 근거로 보도한 “교통 잡는 자 면세점 잡는다(통권 144호 6월 1일 발행)”는 내용의 기사와 그 결과가 일치한다. 당시 1, 2위는 각각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HDC신라면세점이었다.

▲ 관세청이 10일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를 최종 선정했다.[사진=뉴시스]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HDC신라면세점이 최종 선정됐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0일 오후 5시께 인천 중구 인천공항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대기업에 할당된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를 이같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과 제주 중소ㆍ중견 면세점 사업자로는 하나투어 컨소시엄 ‘SM면세점’과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가 각각 선정됐다. 

관세청은 7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인천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서울ㆍ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서울 21개, 제주 3개 입찰 참여 기업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관세청은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해 “평가는 관세법 시행령에 규정된 특허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정책연구용역과 특허심사위원회 논의ㆍ의결을 거쳐 마련된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평가표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운영인 경영능력(300점), 관광인프라 등 주변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판매 실적 등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을 반영해 특허 심사를 진행해왔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특허심사를 통해 선정된 업체들은 영업 준비가 완료된 후 특허가 부여된 시점부터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며 “중소ㆍ중견 제한경쟁을 통해 선정된 업체의 경우 관세법령에 따라 5년의 범위 내에서 1회 갱신이 허용될 수 있어 최장 10년간 운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시내 면세점을 둘러싸고 후보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서울시내 대기업 몫의 면세점에는 신세계DF, 현대DF,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롯데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 7곳이 참여했다. 경쟁률은 3.5대 1을 기록했다. 중소ㆍ중견기업 몫의 서울 시내 면세점에는 중원산업, 신홍선건설, 그랜드동대문DF, 세종면세점, 동대문24면세점, SM면세점 등이 참여해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제주 시내면세점은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시내 면세점의 경우 입찰 참여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했다. 후보 기업들은 각각 최적 수요지론, 독과점방지론, 서울균형발전론 등을 내세우며 저마다의 강점을 부각했다. 이번 결과를 살펴보면 관세청이 서울균형발전론에 비중을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과 동대문 등 도심지 사대문 안엔 중소ㆍ중견기업으로 내주고 대기업은 면세점이 한 곳도 없고 교통 혼잡이 덜한 용산과 여의도에 하나씩 내줬다는 거다. 특히 교통은 이번 면세점 선정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최종 낙찰의 요인으로 ‘교통’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실제 교통 문제는 기존 면세점도 갖고 있는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만큼 교통을 해결하면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관세청 관계자도 “무엇보다 시내면세점을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 부각돼야 하겠지만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도 중요하다”며 “입찰 후보지의 교통 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결과는 서울시가 발표한 ‘2014년 서울시 차량 통행 속도보고서’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서울시의 평균 통행속도는 시간당 25.7㎞, 시내면세점 7개 후보지의 평균 통행속도가 서울시 평균보다 빠른 곳은 한화갤러리아가 선정한 63빌딩뿐이었다. 63빌딩이 있는 여의동로에는 양방향 27.5㎞로 후보지 중 가장 높은 통행속도를 기록했다.

한강대로에 있는 현대아이파크몰은 지난해 평균 통행속도 23.6㎞로 2위에 올랐다. 결국 교통을 잡은 기업들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결과와 일치한다.

교통 문제 해결이 변수

특히 이 기업들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장 규모를 늘리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HDC신라면세점은 후보지인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내에 옥외주차장의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주차 가능 관광버스는 약 200대에서 400대로 늘어나게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화갤러리아는 건물 내부 주차장과 맞은편의 한강 공영주차장을 합쳐 약 80대의 동시 주차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두 곳의 면세점은 어떤 형태로 운영될까. 우선 갤러리아는 서울의 동맥인 ‘한강’과 우리나라 정치ㆍ경제의 중심지 ‘여의도’를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관광코스와 쇼핑 명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측에서 내세운 63빌딩 면세점의 규모는 1만72㎡다. 여기에 아쿠아리움, 한강전망대 등 63빌딩 내 주요 관광시설과 고품격 카페ㆍ레스토랑 등 각종 편의시설(2만6400㎡)을 합치면 3만6472㎡ 규모의 대형 쇼핑ㆍ문화 관광 공간이 탄생한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합작법인으로 설립할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 호텔신라가 50%의 지분을 출자한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지역에 세계 최대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DF랜드’는 한류, 관광, 문화와 쇼핑이 한곳에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듀티프리(Duty Free) 지역을 의미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존 시내 면세점의 투자ㆍ고용 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로 인해 약 3000억원의 신규 투자 및 4600여명의 고용창출과 함께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조기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은경ㆍ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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