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앙의 Let’s make Money | 노후 대비 중요한 까닭

암환자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445.3명이다. 암이 무서운 이유는 경제적인 부담이 커서다. 당연히 노후생활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나이가 들수록 소득은 감소하는데, 치료비는 추가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재테크를 해야 하는 이유다.

▲ 2010년 발생한 암환자 가운데 암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36%에 불과했다.[사진=뉴시스]

얼마 전 친구의 어머니가 유방암 진단을 받으셨다. 올해 59세로 비갱신형 암보험에 특별한 진단 없이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였다. 하지만 친구의 어머니는 보험 상품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이전에 특별히 병을 앓거나 불편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와 어머니가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친구와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유방암 진단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참고로 어머니는 혼자셨고 친구는 미혼 직장인으로 어머니를 돌볼 형편이 아니었다. 친구는 친척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친척들 모두 저마다 처한 환경이 있어 도움을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결국 친구는 간병인을 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간병인 비용이 걱정이다. 더 큰 문제는 어머님께서 하시던 빌딩 청소일을 더 이상 못하게 됐다는 거다. 어머님의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버텨야 하는 친구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병원비, 간병인비, 그리고 어머님의 생활비까지 친구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전에 실비보험과 암보험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리 준비했다면 적어도 병원비와 간병인비는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친구의 이야기가 남의 일이라고 생각된다면 큰 오산이다. 국가암정보센터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암 발병자 중 암보험에 가입한 환자는 36%에 불과했다. 게다가 평균 수령액은 2370만원으로 암환자 1인당 평균 부담액인 2970만원보다 적었다. 실비보험과 비갱신형 암보험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험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지만 중요한 이슈는 또 있다. 노후 생활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현재와 같은 안정적인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거다.

지난해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 중 한달 이내에 병원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78.2%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인구가 한해 사용하는 평균 병원진료비는 210만원, 70세 이상 인구의 평균 병원진료비는 362만원에 달했다. 이는 2010년에 비해 약 20% 상승한 것으로 갈수록 병원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올바른 보험에 가입했다면 재정적인 위험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친구 어머니의 생활이 보다 여유 있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보험이 아니더라도 이런 노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수월했을 것이다. 어머님이 월 200만원 정도의 연금을 꼬박꼬박 받고 있었다면 친구와 어머니가 겪어야 할 경제적인 부담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란 얘기다. 최근 보험 상품의 필요성이 알려지면서 젊은층의 보험 가입이 크게 증가했다. 그런데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 마련을 위한 개인연금의 가입률은 전체 인구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개인연금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라이프 사이클은 크게 달라졌다. 부모 세대만 하더라도 60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아니다. 40대 후반부터 직업의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가파르게 줄어들기 시작한다.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39세 이하의 소득을 100으로 했을 때 40~49세의 소득은 95.6으로 떨어지고 50~59세에는 92, 60세 이상에서는 38.4로 급격하게 감소한다. 문제는 40대 후반이 됐을 때 자녀가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녀가 성인이 돼 본인 스스로 경제적인 활동을 하기까지 양육을 하기 위해선 적어도 60대 초반까지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까지 약 10여년간 소득이 떨어지는 동안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되겠지’ 생각했다간 큰코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1.5%까지 떨어졌다. 은행예금상품의 금리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6개월 만기 예금금리가 0.8%에 불과한 상품까지 등장했다. 이제는 어떻게 노후를 대비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다간 건강하게 오래 사는 꿈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노후 준비의 팁을 주자면 개인연금 상품에 가입할 때 변동금리상품을 선택하는 실수는 피해야 한다. 초저금리인 상황에서 변동금리로는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펀드에 투자되는 변액연금이 매력적일 수 있다. 변액연금에 투자할 때는 발생 수익 중 가장 높았던 수익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찾아 가입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동으로 펀드를 관리해주는 상품을 찾아야 한다. 혼자서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없다면 상품의 혜택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저하면 안 된다. 당장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고 노후 준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수입이 크게 늘겠지라고 자만해서도 안 된다. 이 시대의 재테크는 부를 크게 늘리는 게 아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자금을 만드는 필수적인 투자다. 여유롭고 질병에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노후를 원한다면 당장 노후에 필요한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
주효앙 모네타 재무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