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행의 재밌는 法테크

자동화가 인류에 꼭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자동화 탓에 사라지는 직업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보고서는 ‘현재 직업의 47%가 20년 이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변호사는 어떨까.

▲ 노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간병인 직업은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사진=뉴시스]

20년 전에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을 버려두고 가출한 후 가족을 돌보지 않았던 남자가 있다. 그의 아내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느라 모진 고생을 했다.  감사하게도 두 아들은 잘 성장했다. 큰아들은 증권회사에 취직했고, 둘째 아들은 의사가 됐다. 그런데 가출했던 남자가 늙어서 스스로 살아갈 힘이 없어지자 큰아들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필자는 큰아들을 대리하게 됐고, 그 남자는 스스로 재판을 진행했다.

필자는 변론을 할 때 감정이 동요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남자가 적반하장으로 큰아들을 ‘나쁜 자식’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봤을 땐 불끈 화가 치밀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런 사람이 있으니 나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도 먹고사는 모양이다.” 2013년께 옥스퍼드 마틴스쿨의 칼 베네틱트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고용의 미래 :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를 냈다.

두 교수는 이 보고서를 통해 “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702개의 직업군을 분석한 결과, 텔레마케터의 사라질 가능성이 가장 컸고 화물, 운송 중개인, 시계 수선공, 보험 손해사정사 등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변호사라는 직업은 미래에 어떤 운명에 처할까.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대부터 존재했던 직업이므로 앞으로도 영원할까. 아마도 그 답은 이제는 고인이 된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는 「의식혁명」이라는 책을 통해 최초로 의식지도를 그려냈다. ‘근육테스트’를 활용해 과학적으로 인간의 의식 수준을 측정했던 것이다. 그는 인간의 의식 수준을 1부터 1000까지 수치화했다. 20은 수치심, 30은 죄책감, 50은 무감정, 75는 슬픔, 100은 두려움, 125는 욕망, 150은 분노, 175는 자부심, 200은 용기, 250은 중립성, 310은 자발성, 350은 수용, 400은 이성, 500은 사랑, 540은 기쁨, 600은 평화, 700부터 1000은 깨달음을 의미한다. 이 측정치는 산술급수가 아닌 로그급수를 나타내며, 따라서 300은 10을 300번 거듭제곱한 것이다.
 

 

여기서 200이란 수치가 특히 중요하다. 200 이하의 수준은 파괴적인 반면, 200 이상의 수준은 이롭기 때문이다. 최고 수준인 1000은 사람들이 도달한 최고의 수준이며,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여기에 해당된다. 호킨스 박사는 의식지도를 통해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단히 의식을 진화시켜 깨달음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책을 처음 서술할 당시인 1995년께 세계 인구의 85%가 200 이하이고, 15%만이 200 이상으로 측정됐다. 많은 인류의 의식수준이 200 이하라는 것은 오랜 기간 많은 갈등이 존재했던 이유를 설명해 준다.  이런 상황이라면 변호사가 할 일은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 대다수의 의식이 진화해 200 이상이 된다면 변호사는 더 이상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그땐 무직자가 되겠지만, 참으로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junhea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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