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 기자의 新창업학 개론

창업의 3요소는 점포ㆍ아이템ㆍ자금이다. 여기서 점포는 모든 요소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문제는 점포비용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다. 자금을 줄이기 위해 빈 점포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 끊임 없이 발품을 팔아야 성공으로 이끌어줄 빈 점포를 찾을 수 있다.[사진=뉴시스]
창업시장에서 여러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창업자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점포 관련 다양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요약해 보면, 좋은 점포에 들어가 대박을 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명 상권에 좋은 점포에 들어가서 망한 이도 있다. 이와 반대로 좋지 않은 입지, 망한 점포에 들어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망한 점포란 빈 점포를 말한다.

빈 점포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점포 크기가 커서 임대료 등에 부담을 느껴 빈 경우다. 이럴 경우 기존 매장이 나가도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기 만만치 않다. 점포비용이나 매장의 크기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에 따라 규모가 큰 빈 점포의 경우 분할하는 형태로 재오픈을 하는 게 좋다. 둘째는 장사가 안 돼 누구나 들어오길 꺼리는 곳이다. 상권이 좋으면 장사가 잘 된다. 그러면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쉽게 이뤄진다. 따라서 점포가 빈 상태로 있을 이유가 없다. 역세권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주택가 상권을 보면 문을 닫는 곳이 눈에 띈다. 상권이 안 좋다는 방증이다. 어찌 됐든 창업자 입장에서 빈 점포는 양날의 검과 같다. 잘만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실례를 보자. 캐주얼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창업자가 있다. 그의 현재 매장은 대박집으로 불릴 정도로 고객이 몰리고 있다. 그의 성공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점포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의 점포는 너무나 낡아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는 빈 점포였다. 건물 좌우로 신축건물이 자리하고 있어 더욱 초라해 보였다. 권리금도 없었다. 월 임대료도 인근 상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그는 점포 구입에서 남은 비용을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에 쏟아 부었다. 지나다니는 고객의 시선이 10m 이내에서는 3층 이상을 보기 힘들다는 점을 살려 점포 외관을 신축건물 이상으로 아웃테리어했다.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바꿨다. 여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외부에 있던 화장실도 점포 내로 바꿨다. 화장실에 여성을 위한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갖췄다. 이런 점포 전략은 입소문을 일으켰고, 결국 대박으로 이어졌다.  빈 점포를 활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발품과 아이템과의 조화다. 사진으로, 눈으로 확인하는 정도로는 장사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수없는 발품과 아이템과의 어울림을 파악해야만 성공으로 이끌어줄 빈 점포를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다. 여기서 인테리어는 점포에서 판매되는 업종의 특성을 말하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가 더 많다. 이를테면 아이템이 가족 고객을 대상으로 하면, 놀이방 시설은 기본이다. 테이블 하나 더 놓는 것보다 아이들이 좋아해서다. 부모가 아이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덜 쓰고 즐길 수도 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보다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

아웃테리어도 중요하다. 문제는 단순히 간판이나 Y배너 등을 말하는 아웃테리어와는 다른 개념이다. 점포 자체를 바꾸라는 이야기다. 이런 아웃테리어가 중요한 이유는 ‘빈 점포=망한 점포’라는 인식이 깔려 있어서다. 이런 인식을 한번에 지우는 덴 아웃테리어가 특효약이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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