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

세계 열강(UN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독일)과 이란의 핵협상이 7월 14일(현지시간) 타결됐다. 이란이 핵프로그램 개발 규제를 받는 대신 열강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제재를 거두는 게 핵심 내용이다.  열강을 대표한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정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란 핵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렀음을 선언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도 모게리니 위원장과 비슷한 내용으로 합의 사실을 선언했다.

▲ 이란이 세계 열강과의 핵협상 타결로 수십조원의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됐다.[사진=뉴시스]
이번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최소 10년간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물량의 핵물질 생산을 할 수 없고, 핵 관련 시설은 UN의 사찰을 받게 된다. 모하마드 이란 외무장관은 “어느 누구에게도 완전한 건 아니지만 우리가 이룰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오늘 우리가 희망했던 것을 이뤘고, 이제 새로운 희망의 새 장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타결은 3차례나 협상 시한을 연장하고, 자리프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여러 차례 협상장 퇴장을 경고하는 등 힘든 과정 끝에 도출됐다. 타결은 이란의 양보들이 있어 가능했다. 이란은 UN이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5년 더 연장한다는 데 동의했다. 물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무기 생산 의혹이 없다는 사실을 밝히면 그 이전이라도 무기 금수 조치는 종식될 수 있다. 이란에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을 금지하는 기간을 최대 8년까지 계속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이 역시 핵무기 생산 의혹이 벗겨지면 조기 종식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양보는 이란이 UN사찰단의 이란 내 군사시설 방문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오래 전부터 사찰단의 군사시설 방문에 반대해왔다. 물론 이란이 방문 허용에 동의했다고 해서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접근이 확실하게 보장된 것은 아니고 지연될 수도 있다.

이란 핵협상을 비판하는 이들이 이번 핵협정을 두고 “이란의 불법 행동을 숨길 시간만 줄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번 핵협상 타결로 이란은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해외에 동결된 1000억 달러(약 115조원) 이상의 자산을 다시 되찾을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의 대對이란 석유 금수 해제는 물론 이란 은행들에 대한 금융 규제도 풀린다.

수십년간 서로를 비난해온 미국과 이란의 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미국의 외교가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이번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신뢰가 아닌 검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합의 이행은 이란의 변화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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