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형ㆍ김형진 세레스홈 대표
가끔 ‘공급자 마인드’로 만든 제품이 불편할 때가 있다. 소비자의 니즈와는 거리가 멀 때가 있어서다. 그래서 비非전문가들이 만든 제품이 히트를 치는 경우도 많다. 가구전문업체 ‘세레스홈’이 그렇다. ‘착한가구’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세레스홈의 두 대표를 만났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마을 6번 게이트에서 조금만 걸으면 얼핏 커피숍처럼 보이는 가구점 하나가 눈에 띈다. 고대 그리스 여신 케레스의 이름을 딴 ‘세레스홈’이다. 세레스(풍작의 여신)의 의미처럼 들어서자마자 ‘풍요로움’과 ‘여유’가 느껴진다. 따뜻하면서 산뜻한 느낌의 원목 가구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감각적인 색감의 원목 소파는 없던 ‘집 꾸미기’ 욕구까지 들게 한다.
세레스홈은 가구업계의 숨은 강자다. 지난해 초 헤이리점을 시작으로 분당 백현동의 판교점(직영점)을 비롯, 용인ㆍ군산ㆍ대구ㆍ해운대 등 4개 대리점을 오픈했다. 최근엔 신세계백화점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팝업스토어까지 오픈했다.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이룬 성과치곤 상당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또 있다. 이 가구점을 만든 박치형(35), 김형진(36) 공동대표가 가구전문가가 아니라는 거다. 김형진 대표는 CF소품을 담당하는 일을 했고 박 대표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사업을 하는 등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이런 두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가구에 대한 열정이었다. 2013년 이케아가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는 말이 나돌자 국내 가구시장에는 엄청난 ‘붐’이 일기 시작했고 두 남자는 이 기회를 포착했다. “당시 저가 가구시장은 대기업간 경쟁이 치열했어요. 고가 가구시장은 이탈리아 등 외국 브랜드 가구가 꽉 잡고 있었죠. 우리는 ‘중간 소비자층’을 노리자고 생각했죠.”
두 대표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높은 가구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당연히 품질에 우선순위를 뒀다. “디자인은 카피할 수 있지만 품질은 카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세레스홈 가구는 MDF(톱밥과 접착제를 섞어 열과 압력으로 가공한 목재)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FAS(최고 품질의 목재에 부여되는 등급)의 북미산 화이트 애쉬, 화이트 오크를 비롯해 일본산 편백나무, 인도네시아 티크 등 친환경 목재만 사용한다. 마감재로는 유럽의 친환경 마감재 기준 최고 수준의 이탈리아 레너사의 수성페인트, 독일 헤펠레사 아우로 천연오일을 쓴다.
철저하게 고객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제품을 만들고 홍보하기 위함이다. 두 대표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다. “거품을 뺀 좋은 가구를 만들어 국내 가구문화를 바꾸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첫째 목표입니다(박치형 대표).” 세레스홈은 올 8월 강남 지역에 퍼니처카페를 오픈한다. 세레스홈의 진짜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새로운 콘셉트의 카페가 될 겁니다. 합리적인 가격의 커피와 함께 세레스홈 가구를 선보일 생각입니다(김형진 대표).” 세레스홈의 또 다른 진군이 시작됐다. 콘셉트는 ‘대중 곁으로’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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