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형ㆍ김형진 세레스홈 대표

가끔 ‘공급자 마인드’로 만든 제품이 불편할 때가 있다. 소비자의 니즈와는 거리가 멀 때가 있어서다. 그래서 비非전문가들이 만든 제품이 히트를 치는 경우도 많다. 가구전문업체 ‘세레스홈’이 그렇다. ‘착한가구’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세레스홈의 두 대표를 만났다.

▲ 박치형(왼쪽), 김형진 공동대표는 "착한가구로 가구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겠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경기도 파주 헤이리마을 6번 게이트에서 조금만 걸으면 얼핏 커피숍처럼 보이는 가구점 하나가 눈에 띈다. 고대 그리스 여신 케레스의 이름을 딴 ‘세레스홈’이다. 세레스(풍작의 여신)의 의미처럼 들어서자마자 ‘풍요로움’과 ‘여유’가 느껴진다. 따뜻하면서 산뜻한 느낌의 원목 가구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감각적인 색감의 원목 소파는 없던 ‘집 꾸미기’ 욕구까지 들게 한다.

세레스홈은 가구업계의 숨은 강자다. 지난해 초 헤이리점을 시작으로 분당 백현동의 판교점(직영점)을 비롯, 용인ㆍ군산ㆍ대구ㆍ해운대 등 4개 대리점을 오픈했다. 최근엔 신세계백화점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팝업스토어까지 오픈했다.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이룬 성과치곤 상당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또 있다. 이 가구점을 만든 박치형(35), 김형진(36) 공동대표가 가구전문가가 아니라는 거다. 김형진 대표는 CF소품을 담당하는 일을 했고 박 대표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사업을 하는 등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이런 두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가구에 대한 열정이었다. 2013년 이케아가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는 말이 나돌자 국내 가구시장에는 엄청난 ‘붐’이 일기 시작했고 두 남자는 이 기회를 포착했다. “당시 저가 가구시장은 대기업간 경쟁이 치열했어요. 고가 가구시장은 이탈리아 등 외국 브랜드 가구가 꽉 잡고 있었죠. 우리는 ‘중간 소비자층’을 노리자고 생각했죠.”

두 대표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높은 가구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당연히 품질에 우선순위를 뒀다. “디자인은 카피할 수 있지만 품질은 카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세레스홈 가구는 MDF(톱밥과 접착제를 섞어 열과 압력으로 가공한 목재)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FAS(최고 품질의 목재에 부여되는 등급)의 북미산 화이트 애쉬, 화이트 오크를 비롯해 일본산 편백나무, 인도네시아 티크 등 친환경 목재만 사용한다. 마감재로는 유럽의 친환경 마감재 기준 최고 수준의 이탈리아 레너사의 수성페인트, 독일 헤펠레사 아우로 천연오일을 쓴다. 

 
특히 레너사 수성페인트는 어린이 장난감 규격인증을 받을 정도로 안전성이 뛰어나다. 사업 초기 세레스홈은 외주 제작을 했다. 하지만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지난해 말 용인에 자체 공장을 열었다. 판매가 책정 방식도 남다르다. 원가를 먼저 계산하고 여기에 최소 운영마진을 더해 판매가를 정한다. 품질 좋기로 정평이 난 세레스홈 가구의 가격이 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짜 무기는 또 있다. 생산인력을 제외하고 세레스홈의 판매, 마케팅 등의 구성원은 모두 ‘비 가구 전문가’다.

철저하게 고객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제품을 만들고 홍보하기 위함이다.  두 대표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다. “거품을 뺀 좋은 가구를 만들어 국내 가구문화를 바꾸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첫째 목표입니다(박치형 대표).” 세레스홈은 올 8월 강남 지역에 퍼니처카페를 오픈한다. 세레스홈의 진짜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새로운 콘셉트의 카페가 될 겁니다. 합리적인 가격의 커피와 함께 세레스홈 가구를 선보일 생각입니다(김형진 대표).” 세레스홈의 또 다른 진군이 시작됐다. 콘셉트는 ‘대중 곁으로’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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