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 침체기

▲ 중국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업계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유럽의 자동차 수요가 늘었다. 제조사들의 판매량과 동시에 국내 완성차업체의 판매량도 늘었다. 하지만 마냥 좋지는 않다. 유럽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최대 수요처로 꼽히던 중국마저 주춤거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6월 유럽 자동차 총 수요(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는 전년 동월 대비 14.8% 증가한 141만대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영업일수가 1일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0%가량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누적 수요도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덕분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판매량도 늘었다. 주요 업체별 판매량을 보면 PSA는 12.8%(전년 동월 대비), 르노는 5.0%, 폭스바겐은 17.2%, 피아트는 17.7%, 다임러는 22.2%, GM은 7.6%, 포드는 16.0%, 도요타는 10.4% 증가했다. 유럽연합(EU) 전체로는 14.6% 늘었다. 주요 시장별로 보면 영국이 12.9%, 독일이 12.9%, 프랑스가 15.0%, 이탈리아가 14.4%, 스페인이 23.5% 늘었다.

경쟁사들의 판매량이 늘어난 탓에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점유율은 크게 변하지 않거나 약간 줄었다. 하지만 판매량은 늘었다. 현대차 판매대수(등록 기준)는 4만2231대로 전년 동월 대비 7.4% 늘었다. 소매판매도 4.5% 증가한 4만6205대를 기록했다. 1~6월 누적판매대수(등록 기준)는 23만72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기아차 판매대수(등록 기준)도 마찬가지로 3만6302대(+8.2%)를 기록했다. 누적판매대수는 20만38대로 7.6% 올랐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만6155대였다.

문제는 유럽시장의 상승세는 긍정적이지만, 유럽을 벗어나면 자동차 수요가 부진하다는 거다. 6월 전체로 볼 때, 유럽이나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장 수요가 부진했다. 특히 중국의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6월 중국의 승용차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3.4%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년3개월 만의 판매량(전년 동월 대비) 감소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30.8%, 26.5% 감소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줄고 있는 이유는 경기둔화, 반부패 정책, 대도시 등록제한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이외에 최근 주식시장으로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일시적으로 구매를 지연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타 신흥시장도 대부분 경기둔화에 따라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다.

미국 시장은 호조세이긴 하지만, 수요 증가율은 떨어져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주력 차종인 승용차 시장은 역성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유럽과 인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판매가 부진하다. 기아차는 신차 효과가 있어 현대차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유럽ㆍ미국ㆍ한국에서는 판매도 양호하다. 하지만 중국과 기타 시장에서는 고전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종통화(엔화와 유로화 등) 약세까지 겹쳐 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차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다만 기대치가 많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대치에는 부합할지 모른다. 그러나 당분간 현대기아차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8월 이후 판매 개선 여부와 신차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중요한 변수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 heeguen.chae@hdsrc.com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