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뿔’

▲ 연극 뿔의 한 장면. [사진=극단 날선시선 <뾰족한 상상뿔> 제공]
“직장인의 70%는 실직을 두려워한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일탈을 꿈꾼다.” 엉터리 설문조사 결과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실직을 죽음보다 두려워함과 동시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상상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어린 시절 우리는 장래 희망으로 멋진 꿈을 말했다. 이제 다 커버린 우리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이에 대한 답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렵다. 드라마 미생이 묘사했듯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게 직장인의 목표가 돼버렸다.

연극 ‘뿔’은 이런 직장인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꿈을 꾸며 살고 있습니까. 이부장, 김과장, 안대리. 당신은 오늘도 안녕하십니까?”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있는 계절의 어느 날. 김과장은 직장에서 사슴농장으로 야유회를 간다. 이 부장은 날이면 날마다 할 수 있는 구경이 아니라며 부하직원들에게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 연극 뿔의 한 장면. [사진=극단 날선시선 <뾰족한 상상뿔> 제공]
숲으로 둘러싸인 사슴농장에는 멋진 뿔을 갖고 있는 수사슴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일어날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안에서 김과장 일행을 바라보고 있다. 신이 난 이부장과 달리 김과장은 사슴의 눈에서 무언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연극 ‘뿔’은 사슴농장으로 야유회를 떠난 김과장 일행의 하루를 그린다. 어느 회사나 그렇듯 사슴농장에선 폭탄주 말기를 시작으로 고성방가까지 야유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러나 이 야유회의 진짜 목적은 1년에 한번 사슴의 뿔을 잘라 피를 받아 마시는 보신행위다. 그리고 김과장은 ‘악몽’을 꾸기 시작하는데…. 연극 ‘뿔’은 평범한 직장인들의 하루를 일상과 환상의 경계에서 감각적으로 교차시키며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한다. 오늘날의 사회를 날 선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고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연극 ‘뿔’은 묻는다. “당신은 진정한 나의 길을 가고 있습니까.” 연극 뿔은 7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유시어터에서 공연을 갖는다. 티켓 가격은 성인 기준 2만5000원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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