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 석유화학

▲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정유화학을 주도하는 중국은 타격을 입을 듯하다.[사진=뉴시스]
올 하반기에도 저유가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름으로 먹고사는 석유화학 업종에 불리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석유화학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에틸렌’의 가격은 일부의 우려와 달리 하락할 가능성이 적다.

10년간의 고유가 시대가 끝났다. 이제는 저유가 시대다. 물론 저유가는 제품가격의 하락을 부추기므로 석유화학 업종에는 부정적이다. 원자재 구입 시기에 따라 마진율도 달라진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저유가가 석유화학업종에 부정적인 이슈만 제공하는 게 아니다.

긍정적인 이슈도 많다. 석유화학업종의 가늠자는 에틸렌이다. 에틸렌 가격에 따라 석유화학업종 기상도도 달라진다. 최근 일부에서는 하반기에 에틸렌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에틸렌 가격과 원재료(나프타) 가격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져서다. 최근엔 t당 850달러 수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으니 제품가격도 떨어지는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에틸렌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첫째 이유는 2015년 신ㆍ증설된 에틸렌 설비 규모가 450만t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에틸렌 증설은 과거 추정치 대비 130만t 정도 축소됐다. 이란과 사우디 등에서 진행된 일부 대형설비의 완공시점과 상업가동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 카브얀(Kavyan) PC는 완공예정이 9월이었지만, 원료(에탄)조달의 어려움으로 상업생산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둘째 이유는 중국 석탄화학(CTOㆍMTO) 증설이 상당 부분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저유가와 더불어 석탄화학의 경제성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2015~2017년 에틸렌 평균 수요는 520만t이다. 2015~2016년 중국의 석탄화학 증설계획은 각각 180만t, 280만t이다. 이미 증설된 에틸렌 신규 생산설비는 530만t으로 추정된다. 중국 석탄화학 증설계획이 바뀔 수밖에 없다. 석탄화학보다 NCC(나프타분해)의 원가경쟁력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석탄화학 증설계획이 바뀌면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도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20 14~2018년 중국의 신규 에틸렌 공급은 연평균 150만t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의 신규 소비를 충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수입물량 증가가 불가피한데, 원가경쟁력을 갖춘 한국 NCC 기업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면 에틸렌의 수급밸런스는 안정적이고, 에틸렌의 수익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향후 3년간은 에틸렌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할 전망이다. 제품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원가경쟁력은 올라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리스크는 있다. 중국의 경기부진으로 재고확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중국이 기존 증설계획을 바꾸지 않고 석탄화학의 공격적인 증설을 추진하면 공급과잉이 있을 수 있다. 또 원유 수요와 관계없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도 변수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 shophia.kim@nhw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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