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 철강

▲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따라 철강업종 전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어떤 시장이든 ‘잘 되려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필요하다. 제품 가격을 올려 마진율을 높이거나 마진이 많이 남지 않더라도 많이 파는 것이다. 하지만 철강업종에선 이 두가지가 모두 여의치 않다.

지난해는 철광석의 공급과잉으로 원재료 투입단가가 하락하면서 철강사 마진은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원재료 투입단가 하락폭보다 제품출하단가 하락폭이 더 커져서다. 이에 따라 2분기 고로사 마진 스프레드는 전분기대비 t당 2만원 이상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고로사들의 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을 듯하다.

철강재 제품출하단가가 하락하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중국산 저가 물량이 원인이다. 중국산 열연강판의 경우 1분기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6.2% 하락했다. 이 저가 철강재들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제품출하단가 인하 압력이 커졌다.

원재료 가격 약세 역시 철강재 제품출하단가의 상승을 막고 있다. 전세계 소비량의 14% 규모인 연 2억6900만t의 철광석을 생산하는 중국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그나마 전년 대비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메이저 광산업체들이 철광석 생산을 확대하려 하고 있어 철광석 시장의 공급 과잉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잠깐 오르면서 광구 폐쇄를 결정했던 마이너 업체들도 생산을 재개한 바 있다. 이는 철광석 수급에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했고, 철광석 가격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철강재 제품출하단가가 오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다. 특히 역내 수급을 좌우하는 중국 시장의 수요가 회복돼야 한다. 현재 중국의 부동산과 고정자산투자 증감률 추이를 감안할 때 수요 부진은 해소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는 아직이다. 3분기까지는 개선될 것 같지 않다.

 
다만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중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가 최근 실물지표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부동산 판매금액은 4월에 이어 5월에도 반등세(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가 뚜렷했다. 전국 부동산 가격 역시 5월 기준(전월 대비 0.6% 상승) 가격 지표 반등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철강재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 경기 반등은 일시적이나마 철강재 가격 상승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리스크는 있다. 과거 중국의 부동산 거래와 신규 착공간의 시차는 5~6개월 정도였다. 이 시차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올해 4분기부터 신규개발에 따른 철강재 수요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차를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2012년 하반기~2013년 초와 비교할 때 현재 과잉공급(미분양) 수준은 높다. 결국 판매 증가에 따른 미분양 소진 속도가 신규 개발까지의 시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mj.bang@eugen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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