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 건설
올해 상반기 건설 업종은 해외수주 감소라는 부정적 측면과 국내 주택시장 호황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혼재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엔 여전히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런 두려움이 실적을 개선시킬 가능성이 있다. 무슨 말일까.
부동산 시장에 부는 훈풍으로 건설업계가 모처럼 웃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올 하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저수익 공사’가 잇따를 것이라서다. 6개 대형건설회사 기준으로 하반기 준공 예정된 해외프로젝트는 전체 해외잔고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계획대로만 준공이 된다면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지만 준공 전 추가 비용 반영, 공기 연장 등 불확실한 요소가 더 많다.
추가 수주도 쉽지 않다. 국내 건설사들이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다. 2013년과 2014년, 건설업계에 불어 닥친 대규모 적자의 원인은 중동 저가 수주였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과다 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를 반성한다는 차원에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실제로 건설사들이 연초에 발표한 경영방침과 사업전략을 보면 수주ㆍ매출 등 외형보다 수익성에 집중했다. 몇몇 회사는 매출과 수주를 줄이는 외형축소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저가 수주 위험은 줄였지만, 공격적인 수주도 감소했다는 얘기다.
물론 공급증가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새집을 향한 시장의 관심은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반복되는 전세난에 피로도가 높아진 수요자들이 저금리를 활용해 주택 매수를 고려하고 있어서다. 특히 30대 실수요층이 분양시장의 새로운 소비자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국내 건설사의 실적 개선세도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주택사업의 실행원가율(공사금액 대비 실행투입비용)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저가 수주 손실의 뼈아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최근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실행원가율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이렇게 원가율을 높게 잡았다가 원가가 절감될 경우, 그만큼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건설사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적 악화에 빠졌던 국내 건설사의 두려움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익 증가로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kwangsoo.lee@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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