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 자동차

▲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글로벌 첨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사진=뉴시스]
올 하반기 자동차 업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환율과 유가 등 대외변수가 문제다. 특히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와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반전을 꾀할 뚜렷한 카드도 보이지 않는다. 기상도로 따지자면 ‘흐림’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내수 점유율의 가파른 하락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수출이 부진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상반기 기준 155만1982대. 지난해보다 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신흥국 시장에서 고전했다. 러시아ㆍ브라질의 경기가 통화약세로 가라앉으면서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반면 미국과 서유럽에서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 6월 기준 6만7502대, 기아차는 5만413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6% 늘어난 수치다. 일단 시장 환경이 나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4월까지 지난해보다 5.4% 증가한 540만대의 차가 팔렸다.

그럼에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신흥국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 2013년 기준 인구 1000명 당 자동차 보유대수를 보면 북미(NAF TA)는 649대, 서유럽은 565대, 일본과 한국은 544대 등으로 자동차 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다. 반면 러시아, 터키 등 다른 유럽국가는 253대, 중남미는 167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는 73대, 아프리카는 43대로, 잠재력이 엄청나다. 이 시장을 먹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일 가능성이 분명하다는 얘기다.

관건은 ‘정면승부’다. 심화된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뛰어난 제품성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해답은 올해 1월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행사에서 선정된 글로벌 10대 엔진의 특징 중 8개는 고성능ㆍ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다. 고효율과 고연비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현대차의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용하는 10종의 엔진라인업 중 7종을 신형엔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솔린엔진은 11~13%, 디젤엔진은 16~18% 연비향상을 꾀하고, 변속기 효율 개선과 다단화를 통해 2~9%의 연비향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

레저용 차량(RV) 라인업의 확대도 필수다. RV의 세계적인 유행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 흐름에 뒤늦게 합류했다. 중소형 승용차(세단) 중심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서다. 하지만 올해 국내 기업의 반격이 시작됐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출시했고 대형 밴(H350) 유럽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픽업트럭의 양산화를 검토 중인 점도 긍정적이다. 기아차는 9월에 ‘스포티지’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루블화 충격이 컸던 쌍용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볼리’의 디젤 모델과 전륜구동 모델을 출시했다. 위기를 제품 경쟁력으로 뚫겠다는 전략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coolcat.auto@ib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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