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환차손 우려 증가

▲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사진=뉴시스]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Sell Korea)’가 속출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과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겹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7월 1~23일 무려 1조4917억원을 팔아치웠다. 17거래일 중 매수에 나선 건 단 5거래일뿐이었다. 특히 지난 7월 8일엔 3983억원을 처분, 지난해 12월 18일 5243억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일일 최대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올초 국내 증시의 활황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가 급격하게 등을 돌린 이유는 환율, 실적부진 우려다. 무엇보다 지난 5월 이후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며 원ㆍ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5월 4일 1079.20원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7월 24일 1169.80원까지 뛰어올랐다.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시장에서 급격하게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외국인의 주식 매도, 기관의 주식 매수 패턴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손을 걱정하는 외국인이 주식 사는 걸 미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 기조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그리스 리스크가 진정세에 접어들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기대감이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촉발시키고 있어서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기업들도 외국인의 마음을 끌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 사태와 엔저 여파가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코스피시장 상장기업 171개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조3629억원이었다. 지난 5월 전망치인 33조5360억원에 비해 3.5%(1조1731억원)나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현재의 분위기를 바꿀 만한 재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조정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 약세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환율 상승의 원인이라면 수출 기업 실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크거나 달러 부채가 많은 업종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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