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 화장품

▲ 올 하반기 화장품 업종은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올 상반기 화장품 업종의 발목을 잡은 두가지 변수는 ‘메르스’ ‘따이공(보따리상) 규제’다. 이로 인해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메르스’ ‘따이공 규제’ 변수는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이후 국내 화장품 시장은 ‘메르스’와 ‘따이공(보따리상)’ 규제라는 두가지 외부 변수로 크게 흔들렸다. 이중 따이공 변수는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 정부의 관세율 인하가 당근이라면 따이공 규제는 채찍이다. 세금 부담을 주지 않을 테니 위생허가를 받은 제품들만 정식 채널로 들어오라는 거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화장품 브랜드를 보호하면서 중국 온오프라인 유통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거다.

이런 두 변수가 미치는 영향은 브랜드별, ODM(제조업자 개발생산)별로 각각 나눠서 살펴봐야 한다. 메르스 사태의 진정 국면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같은 화장품 브랜드 업체엔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면세점, 명동 내 매장 판매의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2~3개월 전 계획을 짜는 해외여행의 특성상 단기간 내에 중국 인바운드의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반면 ODM 업체들은 메르스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

5월부터 중국 화장품 밀수입을 전면 차단한 ‘따이공’ 변수의 영향력은 규모별, 브랜드ㆍODM별로 다르다. 위생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따이공 채널의 비중이 높았던 중소형 브랜드에는 부정적이지만 메이저 화장품 업체들에는 긍정적이다. 정식 채널을 통한 대체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따이공 규제는 ODM 업계에선 양면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국내 중소형 브랜드의 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이다. 반면 중국 내 생산시설을 갖춘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대형 ODM 업체들엔 오히려 기회다. 따이공 채널 봉쇄가 지속될 경우 위생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브랜드 업체로선 중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어서다.

이런 상황을 종합했을 때 올 하반기는 불확실성 요인에서 다소 벗어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이공 규제는 위생허가 통과와 정식 채널 판매 확보를 통해 해결될 수 있고 메르스 영향은 해소됐다고 보는 게 맞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브랜드력이다.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비중은 2014년 9.8%에서 올 5월 22.3%까지 높아졌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브랜드력과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다만 전반적인 중국 정부 정책과 중국인 소비 방향성을 고려했을 때 중국 현지 사업이 관건이다. 국내 면세점이나 명동 매장, 따이공에 기댄 우회적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국 현지 온·오프라인 채널의 직접 진출과 지속적인 브랜드 빌딩에 역량을 집중하는 브랜드 업체, 차별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생산시설을 보유·확장하는 ODM 업체들의 성장 여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forsword@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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