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 유통

국내 유통업계는 올 상반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메르스 사태 등이 고구마 줄기 따라오듯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가짜 백수오 파동은 홈쇼핑 업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올 하반기 유통업 전망은 어떨까.

▲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의 하반기 전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초 유통업체들의 주가 흐름은 양호했다. 부동산 경기활성화 정책, 금리인하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 게 이유다. 유통업체의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올 4월과 5월 두달간 주요 유통 업체들의 기존점 성장률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다.

특히 백화점 업계의 지난 4월, 5월 기존점 성장률은 전년 대비 각각 1.9%, 3.2%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반짝 성장세’에 그쳤다. 5월 하순 이후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영향력이 확산되면서 올 6월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은 두자릿수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기존점 성장률이 4.6% 역신장(전년 동기 대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부진한 실적이다.

홈쇼핑 업체는 백수오 사태로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주요 채널인 TV채널 성장률 둔화가 이어졌다. 홈쇼핑 업계는 모바일 부문을 강화해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실제 수익성에 기여하는 수준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업체 간 가격 경쟁에 따른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한 게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편의점 업태는 상반기 내내 좋은 성적을 냈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유통업 기상도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올 하반기 유통업은 3분기 다소 흐리다가 4분기부터 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요 유통업체의 3분기 실적은 2분기 대비 양호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7월 이후 메르스 여파가 줄어들고 있다. 백화점 여름 정기 세일 기간(7월 15일 기준)의 기존점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 이상 성장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5월 3%대 이상의 높은 성장률에는 못 미치지만 성장률이 개선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홈쇼핑업태는 3분기 이후의 실적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부진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기저효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다만 제7홈쇼핑 개국에 따른 SO송출 수수료 추가 인상 여부, TV채널 취급고 반등의 불확실성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3분기 전망이 밝다고 단정지을 수만은 없다. 3분기는 홈쇼핑·백화점같이 의류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엔 비수기로 통한다. 이런 맥락에서 4분기로 갈수록 유통업계의 전망은 밝아질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백화점 업체들의 경우 신규 매장 오픈에 따른 성장 모멘텀이 3분기 이후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4분기 이후 총매출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마트 업태 전망도 나쁘지 않다. 2012년 시작된 영업규제, 강제휴무 등 정부규제이슈가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편의점 업태는 다른 업태와는 다소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망은 ‘연중 맑음’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hpark@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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