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시의 1대99를 넘어」

 
불평등 바로잡는 11가지 행동 플랜
미국에선 상위 1%의 소득이 국가 전체 소득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경제·정치적 권력을 장악한 상위 1%는 법과 규제를 농락하면서 자산을 불려 나간다. 이렇게 부와 권력이 집중되면 부패와 추문이 생겨 대중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실제로 정부와 고소득층을 향한 미국 대중의 불신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눈앞에 있음에도 국가의 허리인 중산층은 무너진지 오래다. 2009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최상위 급여 근로자 1%의 연평균 소득은 2억4320만원이다. 일반 급여 근로자의 평균 소득보다 9.1배 많은 수치다. 상위 1%와 나머지 99%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방증이다.

「로버트 라이시의 1대99를 넘어」는 현재의 사회 상황이 1%에겐 유리하게, 99%에겐 불리하게 돌아가는 이유를 분석한다. 경제·사회적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해 부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사회사상가이자 정치경제학자인 로버트 라이시다. 미국의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고 경제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이 책에서 부의 불평등과 함께 19세기 말 만연했던 사회진화론으로 거슬러 올라가려다 생긴 ‘역행주의’를 파헤친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역행주의자가 왜곡한 경제와 민주주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라이시의 생각이다. 그에 따르면 진보주의자는 개방과 동등한 기회, 관용이 중요하며 그래야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부는 강력한 사회안전망을 구비하고 월가街와 대기업에 합리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역행주의자는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정도의 강한 힘을 악용해 국가 또는 사회를 뒤로 당긴다. 저자는 역행주의의 부상을 막기 위해 국민이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국민이 현재 상황을 바꾸기 위해 움직이고 조직을 만들고 능동적으로 행동해야만 한다는 거다. 그렇지 않는다면 정부엔 그 어떤 바람직한 일도 일어날 수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구체적인 행동 플랜 11가지도 제안한다.

부자 적용 세율 인상, 상위 0.5% 부유층 재산 부가세 2% 부과, 금융 거래 0.5% 세금 부과, 국방 예산 삭감, 값비싼 의료비 통제, 교육과 사회기반시설 투자, 월스트리트 거대 은행 규모 제한, 불법 정치 자금 차단 등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묻는다. “방관할 것인가, 행동할 것인가?” 불평등을 푸념하면서 잠만 자고 있지 말라는 조언이다.
박소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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