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가 왜 뜨나

▲ 고정고객 수요가 풍부한 파생상가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뉴시스]
상가가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피스텔과 분양형 호텔의 공급량이 늘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상가도 위험요소가 많긴 마찬가지다. 역세권에 있어도 공실이 많은 상가도 수두룩하다. 이런 땐 특이한 상가에 눈을 돌리는 게 필요하다. 파생상가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 경기 안양 인덕원 인근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지원시설 내 구내 식당을 운영하는 김오성(가명ㆍ49)씨는 파생상가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 그는 구내식당 운영만 11년째인 베테랑이다. 연면적 6만m²(약 1만8000평)인 지식산업센터에서 김씨가 분양을 받은 상가는 지하 1층 1485m²(약 450평) 규모. 총 분양가는 22억원이었다.

김씨는 현재 구내식당을 운영하면서 하루 400만원, 월 80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진율을 50%로 고려할 경우, 월 4000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분양 당시 대출 조건이 분양가의 70%선에 달할 정도로 초기 투자 비용이 작아 수익률 제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김씨의 말이다.
#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 6층짜리 메디컬 건물을 지을 계획인 약사 허창(가명ㆍ52)씨도 마찬가지다. 건물 1층의 약국과 안경점 등 일부 업종은 임대를 주기보다는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3층 위로는 병원ㆍ의원이 들어서는데 수요와 유동인구를 감안했을 때 세를 놓는 것보다 직영하는 게 수익면에서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허씨는 “건물을 신축했을 때 임대를 하면 월 2000만원 정도 수익이 나지만 직접 경영하면 3500만원 이상의 이윤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요즘 건축주들이 상층부와 적합한 알짜 점포는 직접 경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한 오피스텔도 일반 분양을 마친 뒤 상가는 분양보다는 직영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 오피스텔의 시행사 대표는 “오피스텔 상가는 입주민 등 고정 수요가 확보된 데다 내년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유동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분양보다는 회사가 경영할 것”이라며 “상가에는 약국ㆍ편의점ㆍ세탁소ㆍ커피숍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금융회사에서 20년 근무하다 퇴직한 박경한(가명ㆍ53)씨는 은퇴자금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던 중 서울의 한 아파트형 공장 지원시설내 구내식당(독점)을 분양받았다. 직접 운영을 할까 고민을 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당분간은 임대수익을 받는 쪽으로 결정했다. 박씨가 분양받은 아파트형공장의 규모는 지하2층~지상12층, 연면적 2만9815㎡(약 9034평)로 분양면적은 785㎡(약 230평), 전용면적 471㎡(약 140평)이다. 부가가치세를 고려하지 않은 분양가는 10억8000만원(3.3㎡당 450만원)이었다. 융자는 분양가의 50%선인 5억4000만원을 받았다. 따라서 실투자금은 분양가(10억 7300만원)에서 융자(5억4000만원)와 보증금(2억원, 월세 600만원)을 차감한 3억4000만원이다. 금리를 7.5%로 가정할 경우 임대수익률은 9%선이다.

고정고객 확보 유리

파생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파생상가는 건물 특성에 따라 부수 업종을 유치하는 점포를 말한다. 변호사ㆍ법무사ㆍ세무사 등 전문직 집중 빌딩에 들어서는 문구점ㆍ전문식당, 메디컬 빌딩의 약국 또는 안경점, 오피스텔에 들어서는 부동산이나 학원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지식산업센터에도 다양한 파생상가들이 입점을 준비 중이다. 지식산업센터에는 소비성이 강한 젊은 직장인을 고정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인천시 서구 오류동에서 한국토지신탁이 시행하고 요진건설산업이 시공하는 ‘요진 코아텍’은 7월 전시관을 오픈한다. 지하 1층~지상 8층, 연면적 12만9123㎡(약 3만9000평) 규모인 이 지식산업센터에는 216실의 공장과 108실의 기숙사,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 도심에 흩어져 있던 도금업체들도 입주한다.



현대건설이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7블록에서 공급 중인 ‘H비즈니스 파크’는 지하4층~지상15층, 4개동, 연면적만 16만여㎡(약 4만8000평)나 되는 랜드마크급 규모를 자랑한다. 더욱이 이 지식산업센터는 바로 옆인 6블록의 ‘문정동 현대지식산업센터’와 연계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연면적 약 33만㎡(약 9만9000평)에 달하는 첨단 업무지구가 완성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경기 고양시 고양삼송택지지구에 ‘삼송테크노밸리’를 분양중이다. 삼송테크노밸리 지식산업센터는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전체면적 18만8136㎡(약 5만7000평), 768실 규모로 지어졌다. 서울외곽순환도로 통일로IC와 가깝고 지하철 3호선 삼송역에서 걸어서 6분 거리에 있는 등 교통여건도 우수하다. 이곳에는 360여개 제조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분양중인 ‘분당수지 유타워’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텔과 대형 상가시설 모두 갖춘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대회의실(40인), 중회의실(20인), 소회의실(15인)로 구분되는 다양한 규모의 회의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규모가 큰 지식산업센터에 위치한 파생상가는 풍부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공산이 크다. 파생상가의 특징이 ‘바늘 가는데 실 가는’ 역할을 하는 점포에 있어서다. 다시 말해 주 건물의 영업 상황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며, 잘 고르면 장점이 상당한 상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본원시설의 수요에 맞춰 부수적으로 지어진 상가라서 매출이 꾸준하다. 소비층이 고정적이고 같은 건물이나 주변의 유입고객 위주로 영업하기 때문에 초보투자자가 직접 운영을 하기도 안정적이다.

장단점 뚜렷한 파생상가

물론 주의할 사항도 있다. 파생상가는 고정고객 확보가 쉽다는 이점 때문에 분양ㆍ임대료가 높다. 때문에 투자 수익률을 철저히 계산하고 주변 상가시세를 비교한 후 적정 분양가에서 투자하는 게 좋다. 상주고객과 일부 유동인구만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안정성은 뛰어나다. 하지만 유동인구 확보가 쉽지 않은 경우엔 매출이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파생상가에 투자할 때는 본원 시설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주변 상가와 비교해 유동인구를 잠재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 집객요소나 흡입요소를 갖춘 경쟁력이 있는지도 충분히 따져야 한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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