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꿈틀

양파와 마늘은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식재료다. 올해 두 채소의 가격이 급등했다. 재배 면적이 축소된 데다 가뭄과 고온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7월 30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직접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등 정부는 수급 대책 마련에 바쁘다. 이러다가 쿡방(요리 방송)의 열기도 덩달아 식을 판이다.

▲ 대형마트 등에서는 최근 가격이 치솟은 양파를 할인 판매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채소 중 식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무엇일까. 양파(18%)와 마늘(14.4%)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4 식품 산업 분야별 원료 소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재료 중에서도 양파·마늘이 백설탕(36. 7%), 정제 소금(30%), 밀가루(22.6%), 쌀(1 9.5%) 다음으로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양파와 마늘은 국산 사용량 비중이 70~90%로 높은 편이다.

양파·마늘을 재배하는 농가도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양파 수확 농가는 6만8634가구, 마늘 농가는 16만7979가구에 달한다. 정부가 양파·마늘 수급량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양파·마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7월 9일 정부는 수급 조절 매뉴얼에 따라 양파 ‘심각 경보’, 마늘은 ‘경계 경보’를 각각 발령했다. 양파·마늘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한 게 이유다.

올해 양파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나 줄어든 109만4000t에 그쳤다. 마늘 생산량은 2014년 35만4000t에서 26만6000t으로 24.8%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재배 면적의 감소다. 올해 양파 재배 면적은 1만8015ha로 전년보다 24.7% 감소했다. 당연히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쳤다. 7월 24일 기준 양파 가격은 도매가로 1300원대/㎏이다.

양파의 수급 조절 매뉴얼 심각 단계 기준인 1034원을 훨씬 웃돈다. 전년 동기 461원에 비해서도 3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마늘은 도매가 기준 4840원/kg이다. 전년 같은 기간 3420원보다 1420원 더 비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22일 양파·마늘 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2015년 생산한 양파는 올해 4월부터 2016년 3월, 마늘은 올해 6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수급된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공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양파의 특성상 4~7월까진 저장하지 않았거나 임시 저장한, 올해 생산된 양파를 소비한다. 수확이 끝나는 8월 이후부턴 저장 양파를 주로 소비하기 때문에 부족량은 많지 않다는 거다. 또한 올해 늘린 14만t의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으로 부족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율관세할당은 일정 수입량엔 저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은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TRQ 기본 물량인 2만1000t은 조기 도입한다.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낮은 관세로 더 많은 물량을 들여오고 시기도 앞당겨 수입하겠다는 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평소라면 관세 135%로 9월 이후에 수입량이 들어오지만, 이번 조치로 TRQ 기본 물량 2만1000t을 관세 50%로 7월말부터 8월말까지 미리 수입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농협 계약 재배 물량도 하루 100t에서 150t으로 확대 출하하고 2만t을 직접 사들여 비축하고 있다. 마늘 수급에 도 같은 대책을 내놨다. 공급 물량을 확대 조절하고, 올해 증가한 TRQ 물량 4만10 00t으로 부족량을 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을 많이 하겠다는 것보단 가격을 주시하며 지금보다 낮게 유지하는 게 목적”이라며 “가격 동향을 봐가면서 추가 도입을 하든 수입 시기를 늦추든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거다.
박소현 더스쿠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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