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 내정자 ‘기대와 우려’

▲ 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 내정자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일러스트=더 스쿠프 포토]
다음카카오가 변화와 혁신을 위해 단독대표 체제라는 깜짝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인물은 더 의외다. 35세에 불과한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가 그다. 다음카카오는 “임지훈 대표의 내정은 합병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은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시그널을 보낸다.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거다.

다음카카오가 새로운 수장으로 임지훈(35)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 다음카카오는 8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대에 강하고 속도감 있게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자 공동 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돌입하며, 임 대표를 다음카카오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다음카카오 출범 1주년 직전 열리는 9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정식 대표로 임명된다.

임기는 2018년 주주총회 개최일까지다. 이번 결정은 김범수 의장이 최종적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훈 내정자에게 ‘김범수 키즈’란 꼬리표가 따라 다니는 이유다.  둘의 만남은 2010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이스트(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임 내정자는 2005~2007년 NHN 기획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를 거친 그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수석심사역을 지냈다. 김 의장과 처음 만난 건 수석심사역으로 근무하던 시절이다.

 
이후 소셜커머스 업체 로티플 매각 협상테이블에서 다시 만났다. 당시 카카오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한 로티플을 인수했다. 케이큐브벤처스를 세운 김 의장은 임 내정자를 대표로 지목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IT(정보기술) 분야에서 100명의 CEO 육성하겠다’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임 내정자가 뜻을 합쳐 만든 벤처캐피탈이다.  임 내정자는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한 지 3년 만에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전문투자사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핀콘’ ‘레드사하라’ ‘프로그램스’ ‘두나무’ 등 50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그중에선 1000억원 가치를 가진 기업도 배출됐다. 설립 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큐브벤처스는 올 3월 다음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런 임 내정자의 실력을 알아본 김 의장은 일찌감치 카카오의 ‘차기 리더’로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임 내정자 역시 김 의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파악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찰떡궁합이라는 건데, 임 내정자 역시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 듯하다. 그는 다음카카오의 대표에 내정된 후 이런 포부를 남겼다.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의 항해를 맡게 돼 기분 좋은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하지만 아직 35세밖에 안 된 젊은 대표를 두고 불안한 시각이 존재한다. 벤처투자자로서의 경험은 풍부하지만 새로운 사업의 지평을 연 적은 없지 않느냐는 거다.

좋은 우물을 찾는 것과 우물을 파는 건 다르다는 우려다. 다음과 카카오 진영으로 나뉜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젊은 대표’가 어떤 역량을 발휘할 지도 의문이다.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한 ‘젊은 CEO’ 임 내정자. 그의 어깨엔 벌써 무거운 짐이 올라가 있다.
김은경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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