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앙의 Let’s make Money

▲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대책의 영향으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실상부한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7월 22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거나 받으려는 이들을 향한 정부의 ‘경고 시그널’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이 부동산 시장을 대체할 재테크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7·22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수많은 국민이 혼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대체 사라는 이야기인지 사지 말라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이 말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상담을 진행한 고객에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다. 재테크는 저금리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누구나 많은 돈을 벌기를 원하고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월급 등 근로소득으로는 재산을 증식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불로노득을 올릴 수 있는 재테크 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은 가장 핵심적이고 오래된 재테크 방법이다. 문제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금리를 내려주고 대출 한도를 열심히 풀어주며 집을 사라고 부추기던 정부의 기조가 갑자기 바뀌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7·22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대출이 과도하니 내년부터는 만기일시상환대출이 아닌 원리금상환대출을 대폭 늘려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라는 것이다. 가계의 재정건전성 악화를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게다가 만기일시상환으로 대출을 하는 경우에는 높은 이자를 책정하고 대출한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지난해와 올해 부동산 시장에는 엄청난 분양물량이 쏟아졌고 많은 사람이 분양 열기에 편승했다. 이런 분양 열기는 기존 아파트 구입을 망설이던 젊은층의 아파트 구입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많은 신혼부부가 전세고집을 꺾고 아파트 구입에 나서고 있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15년 2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30대 이하 연령층의 전국 주택 매수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에 23.1%에서 올해 5월 25.5%로 2.4%포인트 증가했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20·30대 올해 6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3년 6월 대비 각각 50%, 30% 가까이 증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들이 산 집이 어떻게 될지에 쏠릴 수밖에 없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건 문제가 아니다. 대출을 너무 많이 받아 구입한 것이 문제다.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은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저금리 혜택을 누리기 위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그 이자가 미국의 금리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9월부터 분명하고도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금리 역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정부는 원리금 상환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주택을 구입했거나 하려는 사람에겐 분명한 경고 시그널이다.

이 신호는 월세 등 부동산 자산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락한 주택가격이 ‘언젠간 오르겠지’라며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더 이상 옳은 방법이 아니다. 월세가 점점 많아져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은 더 악화될 공산이 크다.

또한 오래된 아파트나 주택은 리모델링을 해야 그나마 공실을 면할 수 있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있고 벌었다고 하지만 반대편의 목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오랜 기간 상담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오랜 손해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를 정리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 재테크의 진리는 타이밍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때로는 주식이 흥할 때가 있고 때로는 채권과 부동산이 흥할 때가 있다. 흥하는 곳에 자산을 투자하고 대세에 몸을 맡기는 것은 맞다. 문제는 지금의 부동산은 여러 가지로 위험성이 많아 보인다는 데 있다. 모든 지역의 부동산이 위험한 건 물론 아니다. 하지만 그런 틈새시장을 일반인, 더구나 생업이 있는 사람이 찾아내 투자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간접적인 투자방법을 이용하기를 권한다. 수익에 욕심내는 것보다 만족할 만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부실채권(NPL) 펀드나 수익보장형 변액연금이 간접투자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발생수익 중 가장 높았던 수익을 지급보장하는 것이다. 저성장·저금리 시대 현실적으로 직접적인 투자를 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에게 유일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경제 상황을 항상 주목해야 하지만 정치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돈이 정치와 멀리 있지 않아서다. 지금은 부동산 구입을 늦추고 다가올 기회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꾸준히 쌓아야 하는 시기다. 부자는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 재테크의 해답을 단순함에 있다는 얘기다.
주효앙 모네타 재무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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