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한다면서 사치세나 만지작
서민 위한다면서 사치세나 만지작
  • 강서구 기자
  • 호수 154
  • 승인 2015.08.19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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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세법개정안 실효성 논란

▲ 개별소비세 폐지가 내수소비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사진=뉴시스]
2015년 세법개정안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청년고용증대 세제’ ‘개별소비세 폐지’ 등 대책이 일자리 창출과 소비 진작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다. 특히 개별소비세 폐지는 고소득층을 위한 혜택이라는 쓴소리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의 논란 포인트를 짚어봤다.

정부가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의 목표를 경제 활력강화를 위한 청년일자리 창출과 소비 진작 지원에 두고 있다. 수출 감소세 지속되는 가운데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으로 소비마저 급감했기 때문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올해 세법개정안은 경제 활력강화를 위해서 청년일자리 창출과 소비 진작을 지원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공평과세를 통해 세수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세법개정안의 주요정책으로 청년고용증대세제 신설, 업무용 승용차 과세 합리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주식의 양도소득세 과세 강화, 외국인관광객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사후 환급, 개별소비세 과대대상 정비, 종교소득 과세체계 정비 등을 꼽았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세수 증대 효과는 1조892억원으로 지난해 개정안 5680억원의 두배 수준이다. 하지만 세법개정안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내용이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큰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특히 청년고용 증대와 개별소비세 과세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세법개정안 실효성 논란

정부는 청년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정규직 청년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1인당 500만원(대기업은 250만원)의 세금을 공제해주는 ‘청년고용증대 세제’를 신설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3만5000여개의 정규직 일자리 수 증가를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무사고시회는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의 핵심적인 목표가 ‘청년고용 증대’와 ‘민생안정’이라고 강조하고, ‘청년고용증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며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청년취업까지 대상에 포함해 조세지출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고용증대세액공제 도입에도 중소기업에까지 청년고용이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세무사고시회는 “그동안 정부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비롯한 많은 조세지출제도를 도입해 시행했다”며 “하지만 실제로 고용창출이나 고용유지에 효과는 거의 없고 오히려 조세지출을 확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정부는 청년고용증대를 위해 세제혜택과 함께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에 대한 상생고용지원금과 인턴ㆍ직업훈련 보조금 등을 지원했지만 15~29세의 청년실업률은 올 1분기 기준 10.3%를 기록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규직 고용의 경우 연간 2000만원 이상의 임금이 필요하다”며 “500만원의 공제혜택을 받기 위해 수천만원을 쓰는 기업이 몇이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기침체로 기업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세제지원이 아무리 크더라도 고용을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700조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대기업에 같은 혜택을 주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내수소비 활성화를 위한 개별소비세 폐지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개별소비세 과대대상을 정비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가구ㆍ카메라ㆍ시계ㆍ핸드백ㆍ모피ㆍ귀금속 등에 붙는 개별소비세의 기준 가격을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녹용ㆍ로열젤리ㆍ향수에 붙던 개별소비세(7%)는 폐지된다. 또한 소비전력이 300W 이상이면서 화면 크기가 107㎝(42인치)를 넘는 TV를 포함해 에어컨ㆍ냉장고ㆍ세탁기 등 대용량 가전제품에 부과되던 개별소비세(5%)도 없어진다. 체크카드ㆍ현금영수증 사용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50%로 확대했다.

하지만 이런 내수 활성화 정책이 소비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우선 개별소비세 폐지 자체가 대다수의 국민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라서다. 개별소비세는 사치제품에 세금을 부과해 낭비와 사치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간접세다. 결국 사치성 물품과 고가 제품에 붙던 세금을 폐지한 것으로 고소득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이를 통해 소비가 활성화될 공산도 희박하다.

납세자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별소비세 폐지대상 품목과 부과기준 상향 품목에서 징수한 개별소비세는 각각 45억96000만원, 82억9700만원이다. 고작 128억93000만원의 세제혜택이 발생해 획기적인 소비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고가 소비재에 붙는 개별소비세 부담을 줄여준다고 해서 과연 얼마만큼의 소비가 진작될지 의문”이라며 “개별소비세 감세는 고소득층에 세금 혜택을 줘 소비를 진작하겠다는 실패한 가설에 매달리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에도 청년실업률은 높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가전제품 업계도 개별소비세 폐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는 가전제품의 교체 주기가 길어서다. 일반적으로 대형 냉장고와 세탁기 수명은 10년으로 보고 있다. TV의 수명도 약 7년으로 상당히 긴 편이다. 지난해 미국 가전협회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전제품의 기대수명은 TV가 7.4년, 디지털카메라 6.5년, 노트북 5.5년 등으로 조사됐다.

개별소비세 폐지로 소비 진작 어려워

에너지 효율이 높아져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제품도 많지 않다. 이에 따라 UHD(초고해상도) TV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일부 고가의 제품을 제외하면 감면 효과가 거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담뱃세 인하를 통해 중산층의 소비를 늘리는 것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일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수혜가 집중되는 세제혜택으로 경기를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여전히 낙수효과에 의한 경기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이 경기활성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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