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경제위기 오해와 진실

▲ 중국발 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기우라는 의견도 많다.[사진=뉴시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9월 위기설’에 시장이 떨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경제지표가 경제위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어, 우려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를 계기로 중국 경제 위기설이 등장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 시절 14%대를 기록하던 국내총생산(G DP) 성장률이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7%대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6월 5100포인트를 기록했던 상하이종합지수도 30%가량 폭락하며 8월 3600포인트로 떨어졌다. 올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8.3%나 하락했고, 지난해 6월 약 4조 달러를 유지했던 외환보유고는 1년 만에 3조6500억 달러로 감소했다.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 역시 경기 기준선인 50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성장률 하락, 주가 폭락, 외환보유고 감소, 환율 하락, 수출 감소, 제조업 부진 등은 경제위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중국발 경제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중국은 GDP 규모가 미국의 54% 수준에 달하는 제2의 글로벌 경제대국이다. 매년 7.2%씩 성장한다고 가정할 때 10년이면 미국의 GDP를 추월할 수 있다.

더구나 글로벌 경제성장률의 2~3배 성장하는 중국의 성장률이 낮다고 주장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최근 중국 증시의 폭락도 어설픈 신용규제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환율은 현재 달러당 6.3~6.4위안으로 안정적이다.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부도 위기를 맞은 기업이나 금융회사(기관)도 없다. 주가급락의 원인이 내부적인 문제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예다.

혹자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줄고 있다는 걸 위기의 징후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 지난 5년간 미국은 양적완화(QE)를 통해 4조 달러에 가까운 돈을 시장에 풀어 자국과 세계의 경기를 부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많은 양의 달러가 풀리면서 중국이 보유한 외환보유고의 가치가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금융과 실물 투자를 이용해 외환보유고를 줄이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조 단위 이상의 인수ㆍ합병(M&A)에 중국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다. 이는 중국의 외환보유고 감소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걸 방증한다. 실제로 세계 외환보유고의 34%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수출도 따지고 보면 부진하지 않다. 7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7월까지 누적된 무역흑자는 3000억 달러가 넘는다. 중저가 품목에서 중국 제품의 경쟁력을 위협할 경쟁상대가 없어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무역흑자 규모는 5000억 달러를 웃돌 공산이 크다. 중국은 수출과 제조업에 더 이상 목숨을 걸지 않는다.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섰고 수출목표를 GDP성장률 목표인 7%보다 낮은 6%로 잡은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문제는 한국의 중국향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90%를 넘는다는 데 있다. 이는 중국발 경제위기가 아니라 한국경제에 위기가 올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에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bsj7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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