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환의 에너지 히어로

▲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신제품‘Powerwall’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테슬라가 시장에 내놓은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Powerwall)’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 출시도 안 된 제품의 예약구매액이 1조원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테슬라의 배터리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 아니다. 이 회사를 성공 반열에 진입시킨 원동력은 CEO의 선견지명, 냉철한 판단, 그리고 대담한 용기에서 나왔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2015년 5월 1일,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의 CEO(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가 신제품인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Power wall)’을 선보였다. 벽걸이형으로 만들어진 파워월의 가격은 7㎾h 3000달러(약 354만원), 10㎾h 3500달러(약 413만원)로 책정됐다. 크기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130㎝, 86㎝, 두께는 18㎝다. 태양전지패널과 파워월만 있으면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보관장소도 필요 없다. 무게가 100㎏에 달하지만 안전장치를 활용해 벽에 고정할 수 있어서다.

이 제품의 예약구매액은 론칭 일주일 만에 약 8억 달러(약 9455억원)를 기록했고, 선주문량은 3만8000대에 달한다.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 파워월은 비아그라, 아이폰 이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제품으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가 갑작스럽게 성공한 건 아니다. 테슬라는 ‘솔라시티(SolarCity)’ 등을 통해 5000만명이 넘는 태양광 서비스 이용고객을 확보한 상태였다. 솔라시티는 엘론 머스크가 2006년 7월 창업한 태양광 발전시스템 설치업체다. 2011년 미국에서 가장 큰 태양광설치 업체로 성장했고, 현재 미국 18개 주에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정부기관과 인텔ㆍ월마트 등 대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다.

또한 가정용 태양광을 보유한 소비자라면 대부분이 고민하는 ‘남은 전기에 대한 손실 문제’를 300만원대 수준의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돼서다. 흔히 말하는 제품과 소비자의 니즈가 적절히 맞아떨어졌고 적절한 제품 출시 타이밍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전기차(이동형 베터리)’을 조합한 테슬라는 ‘가정용 배터리’까지 출시하면서 가정 내 전기의 생산ㆍ저장ㆍ소비 등의 총량을 조절할 수 있는 독립적인 전력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시스템이 가정에서 도시, 국가로 확대되면 전세계에서 운용 중인 핵발전소ㆍ화력발전소 등의 중앙집중식 대형발전소가 모두 멈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석유나 셰일가스 등 지하자원의 수요도 급속하게 감소할 게 불보듯 분명하다. 에디슨이 처음 전구를 발명하자 양초나 고래기름의 수요가 뚝 떨어진 것처럼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의 론칭은 혁명적 변화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다. |

이런 변화는 테슬라의 성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글로벌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총괄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전력관리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선진화된 저장기술, 원거리 무선 송전 장치를 이용해 새로운 전력 시장도 구축 가능하다. 이를 이용할 경우 태양에너지가 풍부한 아프리카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전기를 전기요금이 비싼 유럽과 아시아에서 판매할 수 있어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게 있다. 테슬라는 뛰어난 기술력 덕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게 아니다. 테슬라의 배터리는 일본 파나소닉의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한다. 기술력만 비교하면 삼성SDI, LG전자 등 국내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테슬라의 성공 이면에는 엘론 머스크의 선견지명과 냉철한 판단, 그리고 대담한 도전정신이 숨어 있다는 거다.

만약 이런 미래가 가속화 된다면 모든 개인이 100%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에너지의 빈부격차가 사라지고 청정에너지 이용으로 더 깨끗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시간이다. 당신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그런 변화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다음 세대에 물려줄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가 주는 교훈이다.
윤태환 루트에너지대표 th.yoon @rootenerg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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